최근 3년간 국가 예산 미교부로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추진하지 못해 이월 처리한 금액이 2조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주현 의원(국민의당, 비례대표)은 17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 미교부로 인해 해를 넘긴 ‘재원 없는 이월’ 사업이 총 602건, 금액은 2조1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재원 없는 이월이란 국고보조금으로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해당 회계연도(매년 12월말)까지 국비 예산이 송금되지 않아 다음 연도로 넘어가는 것으로, 이월 자금이 없이 회계상 세출예산만 이월처리된다 하여 ‘재원없는 이월’이라고 한다.

이 같은 재원 없는 이월액은 최근 3년간 크게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의 재원 없는 이월액은 2013년 4천억원에서 지난해 1조 26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고, 해당 사업 건수 또한 2013년 94건에서 2015년 408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세수펑크에 따른 국비 미교부가 주된 이유로, 국비 미송금에 따른 이월 피해는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에 전가된다.

예산 지연으로 사업이 연기되거나, 사업 수행을 위해 국비가 아닌 자체 자금을 사용할 경우 이자비용 만큼의 손해가 발생해 지방자치단체 재정을 악화시키게 된다.

국비 미교부 피해는 특·광역시에서는 인천, 광역도 및 특별자치도에서는 전남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고, 주로 지역발전특별회계 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주현 의원은 “지자체는 사업이 중단될 위기가 와도 국비 미교부의 타당한 사유를 알지 못한 채 신속한 자금 배정만을 기다린다”며 “정부의 일방적 국비 미교부에 따른 이월은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일수록 더욱 피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의 안정적 재원 운용을 위해서는 중앙 정부가 세원 배분 처리 기준과 자금배정원칙을 마련하여 지자체에 사전에 통보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