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도시락을 싸서 점심시간을 해결했던 A씨는 최근 다시 도시락 대신 외출해 인근 식당을 이용하기로 했다.

A씨는 직장 동료와 갈 만한 식당을 물색해 들어갈 때마다 식당마다 다른 손님 대처에 놀라곤 한다. 어떤 식당은 체온 측정은 물론 출입명부 작성, 좌석 거리두기도 철저히 지키는 반면 어떤 식당은 체온 측정기는 아예 없고 명부를 작성하지 않아도 제지가 없다.

업무를 위해 외곽 지역의 한 식당을 이용했을 때는 “왜 방역수칙 준수가 잘 안 되냐”는 질문을 했다가 업주와 실랑이가 붙어 “시청에 신고해도 괜찮으니 신고하려면 신고하라”는 답변까지 들었다. 어이가 없던 A씨가 시에 단속을 요구하자 담당직원은 지도 감독을 나가겠다고 말했지만 과연 앞으로도 잘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점포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식사하거나 커피를 마실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이를 지키지 않는 이도 많이 보였다.

이처럼 1년을 훌쩍 넘기며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조금씩 스러져갔고 어김없이 지난주부터 다시 확진확자 대거 발생하고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다. 부모의 병이라도 오랫동안 병간호를 하다 보면 소홀히 대할 적이 있게 된다는 말이다.

오랜 병간호만큼이나 힘든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 경각심이 느슨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바깥 활동을 마음대로 할 수도 없고, 가족 간 외식은 물론 지인과의 모임도 마음대로 가질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며 상황에 점점 익숙해지는 경우다.

올해 초 300명대를 보이던 전국 확진자수가 다시 400명대를 넘어서더니 최근에는 500명대를 보이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4차 유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계속 유지하고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음식섭취 강화 등 일부 강화된 방역지침을 내놓았지만 이미 거리두기에 지쳐가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종식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에 꽁꽁 싸매두었던 마음의 빗장은 풀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봄꽃 소식에 “설마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이함에 바깥활동이 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그나마 잘 지켜지고 있지만 거리두기나 꼭 필요하지 않은 모임 등이 확실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군산에서 계속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초기 환자 한 명만 발생해도 서로 조심하던 풍경은 이제 볼 수 없다. 게다가 환자가 몇몇 발생하고 있는 지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정보를 알 수 없어 이런 광경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빠른 종식을 위해 힘을 보탰던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는 식당이 대부분이지만 경제상황은 더욱 어려워지는데 5인 이상 손님들을 계속 거부하기도, 인정상 사정하는 손님들을 내쫓기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토로하는 상인도 있다.

그동안 형식적으로 이뤄지던 명부 작성이 이용자 1인마다 반드시 작성해야 하는 의무화로 이달 들어 변경되었지만 이를 손님들에게 이해시킬 일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피로하다는 입장이다.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느슨함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단속과 규제 강화를 요구하지만 이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나와 내 가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한 번 방역수칙 준수를 다잡는 시민의식이다. 긴 터널의 끝에 다다를 수 있는 원동력은 반드시 이 터널의 끝은 있다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며, 터널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우리 개개인의 노력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