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전해이마을 커뮤니티센터

수많은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도시문제가 3~4년간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모두 해결되지는 않지만 그 기간 투입되는 몇 백억의 예산을 생각해볼 때 효과에 대한 분석은 반드시 뒤따라야 하며 이를 대상 지역 주민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월명동 선도사업은 크게 ▲근대건축 보전·정비 연계 주거재생 ▲상가 활성화 기반조성 ▲지역기업 상생 클러스터 구축 ▲지역공동체 역량강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먼저 근대건축물 보전과 정비는 더 이상 일본식 건축물을 철거하지 말고 정비하고 보전하면서 근대 시기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시는 근대 건축물에 대한 리모델링비를 일부 지원하고 월명동 일원을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지속적인 관리와 정비를 위한 국비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가 활성화의 경우 도시재생사업의 효과라기보다는 이전부터 진행해온 근대문화도시조성사업의 역할이 컸다는 평이다. 도시재생사업이 거점공간이라며 새로 조성한 ‘도시재생 시민체험관’과 ‘영화시장타운’, 느루쉼터, 근대교육관, 일제강점기군산역사관 등등의 주위 상가 활성화도 안 됐을 뿐 아니라 주민과의 협업으로 만든 전시관, 공예체험장소 등도 개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휴폐업에 들어갔다.

지역기업 상생클러스터는 민간기업들의 도시재생사업 참여를 유도하고자 계획했었으나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어 실행도 못해 보고 접어야 했으며 환경개선을 위해 설치한 대형화분들은 방치되어 이리저리 떠밀려 오히려 경관을 해치는 주범이 되었다. 오직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커피숍만 우후죽순 생겨났다.

주민이 참여하고 주도하기 위해서는 역량 강화도 필수이지만 도시 인프라 개선사업이 기초가 되어야 하는데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주민 역량 강화와 공동체 활성화에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사업이 끝난 후 지속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규모 주거환경 개선사업인 산북 장전·해이지구 사업도 마찬가지다. 공적임대주택공급과 생활편익시설정비, 주민자생조직육성이 주 사업내용이다. 화석산지와 보리밭 등 마을 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는 이미 멀어진 지 오래다. 규모가 있는 커뮤니티 센터가 성과물로 남았지만 이 시설을 유지하고 제대로 관리 활용할 인력도 프로젝트는 남겨지지 않았다.

군산은 집값이 비교적 싼 편인 지방소도시인데도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으로 청년아파트를 지어 보급하고, 신영시장 주차장 한 켠에 점포 대여섯 곳을 지어 청년점포임대사업을 한다든지, 청년인구도 적을 뿐 더러 이미 다른 청년 사업의 공급이 넘치는데도 해신동 사업에는 청년을 위한 문화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이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기는 하지만 도시재생을 통한 경제 주체의 육성과 생태계를 조성하기보다는 소매 창업이 대부분이어서 좀 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년이든 주민이든 초기에는 도시재생 지원금에 의존해 마을기업이나 협동조합 등을 만들지만 지원이 끝나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나갈 수 있는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사업지구 내 한 시민은 “도시재생대학을 통해 주민 역량강화를 한다고는 하지만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강의도 많고 설사 귀가 솔깃하는 내용이 있다해도 우리 마을에 적용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우리 지역 같은 경우 사람들도 별로 없고 뭐를 해달라하면 예산이 없다하고 무슨 규제 때문에 안 된다하고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