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군산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려던 ‘군산 중고자동차 수출복합단지 조성 사업’이 부처 간 엇박자로 표류하고 있어 군산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에 따르면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와 조선업 등 주력산업 붕괴로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한 군산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군산 중고자동차 수출복합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이 사업은 오는 2022년까지 1200억원을 투자해 군산항 인근에 22만㎡(7만평 규모) 규모의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중고자동차 매매, 수출, 전시, 유통, 튜닝 기능을 포함한 거래소, 경매장, 품질인증센터, 전시장, 정비 튜닝 센터, 부품공급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 예산은 국비 295억원, 시·도비 각각 100억원, 민자 705억원 등이며, 이 사업을 통해 연간 연간 600억 원 가량의 경제효과와 12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군산시는 이 곳에 중고자동차는 물론, 중고 건설기계, 중고 농기계 등 다양한 종류의 중고품을 취급하는 등 국내 최초의 복합형 매매단지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지역 사회는 가뜩이나 주력산업 침체로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현실에서 중고차 수출복합단지 조성사업이 그나마 붕괴 직전의 군산경제를 회생시키는 밀알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바라는 여론이 확산해왔다.
하지만, 당초 정부의 지원약속과 달리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요청한 중고자동차 수출복합단지 조성사업 설계비 50억원을 기획재정부가 반영하지 않으면서 자칫 이 사업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신규 보조사업 추진을 위해 실시하는 적격성 심사에서 중고자동차 수출복합단지 조성사업이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국비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위기 지역인 군산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지원키로 했던 이 사업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가 엇박자를 보이면서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산시민들에게 또 한 번의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대정부 불만여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군산지역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따른 주력산업이 무너지면서 정부로부터 산업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바람 앞의 등불’ 같은 경제위기상황에 처해있는데, 정부부처는 서로 엇박자를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군산경제를 회생하는데 도움이 될 이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신뢰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을 비롯한 전북지역 상공회의소 협의체인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회장 이선홍) 역시 지난 14일 군산지역 중고차 수출 복합단지 조성추진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발표하고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전달했다.
전북상협은 건의서를 통해 “최근 정부가 실시한 신규 보조사업 사전 적격성 심사에서 군산 중고차 수출복합단지 사업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려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일자리 1200개 창출, 군산항 자동차 수출량 7만대 증가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군산 중고차 수출복합단지 조성사업을 계획대로 시행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은 연간 약 36만대(약 11억달러) 수준인 것에 비해 일본은 우핸들 차량이라는 단점에도 우리나라의 4배 수준인 120만대를 수출하고 있다”며 “군산의 중고차 수출복합단지 조성이 국가적으로 일본과의 중고차 수출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임준 군산시장도 지난 12일 기획재정부 2차관을 만나 군산에 중고차 품질인증센터를 포함한 중고차 수출복합단지를 조성하면 국내산 중고차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중고차 산업 육성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크다며 정부 차원의 조속한 국비지원을 촉구했다.
군산 지역사회는 “중고차 수출복합단지 사업이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역 활력 회복 프로젝트’에 선정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된 정부 계획인데도 국비지원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군산시민과 전북도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다”며 고강도 불만여론이 대두되고 있어 앞으로 성난 민심을 정부가 어떻게 수습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