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군산항 인근 오식도동 임해업무단지에 무단으로 돼지 액비를 살포하려던 업체가 주민의 신고로 발각되었으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행정처분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일 액비가 무단 살포된 현장(왼쪽)과 액비를 실은 차량(오른쪽), 시는 이 차량이 액비를 살포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처벌이 어렵다고 밝혔다.
오식도동 주민 고 모씨는 “환경NGO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며 시간 날 때마다 오식도 곳곳을 둘러보고 있는데 5일 탱크로리 한 대가 임해업무단지에 액비를 살포하고 트랙터 같은 기계가 정리하는 현장을 보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고씨에 따르면 액비를 살포하고 돌아가는 차량을 경찰이 일단 멈춰 세웠으나 단속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내는 동안 다른 탱크로리 한 대가 액비 살포를 위해 진입했다가 그냥 돌아가기도 했다는 것.
액비는 돼지 등 가축의 분뇨를 발효해 자원화한 것으로 반드시 논이나 밭 등 일정장소에, 대상지의 토양검정을 실시하고 농업기술센터로부터 시비처방서를 발급받은 후 적절한 양을 살포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의 행정처분 기준에 따라 처분을 받게 된다.
가축분뇨액비를 과다 살포하게 되면 환경오염과 작물 생육에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인근 하천 등으로 흘러갈 경우 수질 오염이 발생한다.
지난 5일 발각된 업체는 지난해에도 오식도동에서 2회, 임피면에서 2회에 걸쳐 액비를 무단으로 살포해 벌금을 문 곳으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시에서는 이번 무단 살포에 대해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고발을 하기 위해서는 직접 살포하는 현장 사진과 번호판 등 살포 차량이 식별 가능한 사진 등을 증거로 제출해야 하는데 직접 살포하는 증거사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액비를 수집·운반·처리 및 살포하는 차량은 불법투기를 예방하기 위해 가축분뇨 전자인계관리시스템을 통해 배출-운반-처리 전 과정을 반드시 입력해야 하는데 차량 GPS를 꺼둔 상태로 운행한 것에 대해 과태료(최대 100만 원)를 부과하고 앞으로 정해진 절차를 어기고 액비를 살포시 바로 고발조치하겠다는 경고를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이 모씨는 “아침마다 조깅을 하는데 5일 아침 심한 비린내에 썩는 냄새가 나서 중도에 그만 두고 여기저기 원인을 찾고 있었다”며 “평소에도 폐기물지정업체 등에서 냄새가 나긴 하지만 금세 사라지곤 하는데 이 액비 냄새는 도통 사라지지 않아 너무 고역스럽다”고 전했다.
살포 현장을 직접 본 주민 고 모씨는 “제대로 발효도 되지 않은 액비를 살포하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에서는 채취도 안 해보고 증거사진이 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못하고 있다”며 “매번 이처럼 무단살포가 반복되고 있는데 뒷북 경고나 하는 게 한심할 뿐”이라고 전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