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민의 숙원인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에 대한 전북대병원 측의 보다 확고한 사업추진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북대병원이 지난 2월 군산시에 사정동 신축부지 내 토지매입 업무를 직접 수행해 줄 것을 요청, 군산시가 추경예산에서 50억원의 부지매입비 까지 확보했으나 이번에는 2019년도 부지 매입비 지원을 또다시 군산시에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전북대병원은 지난달 초 2019년 병원 건립부지 매입예산 지원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내왔다.
자체 재정악화 및 병원 구성원들의 사업추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열린 이사회에서 군산시의 재정지원 약속 등을 토대로 군산병원 건립사업의 계속 추진을 결정했으나 최근 5년간 연속 적자 및 금융권에서 차입한 자금의 원금상환이 내년 도래함에 따라 재정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특히, 정부 부처에 신청한 내년도 정부출연금 확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내년도 부지매입 자금 확보를 위한 자체노력에도 불구하고 미 확보시 군산시가 당초 출연키로 확약한 출연금 일부를 내년에 또 다시 부지매입비로 지원해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상, 올해 부지매입비로 50억원을 선 출연한 군산시에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내년에도 부지매입비를 시비로 지원해달라는 것이다.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을 위해 부담키로 한 군산시 출연금은 약 203억원 인데, 이 출연금을 부지매입비로 먼저 부담해달라는 병원 측의 요청에 대해 군산시는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 시의회를 설득해 50억원의 부지매입비를 추경예산으로 확보한 후, 계획대로 라면 부지매입공고를 해야 할 상황에서 병원 측이 재원마련 대책을 세울 때까지 매입공고 보류요청을 해온 것에 대해 시는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일단 부지매입 공고 및 토지보상 절차를 이행한 후 내년에 예산이 부족할 때 출연금 지원 요청을 한다면 모르지만, 아예 모든 절차를 멈추고 벌써부터 내년도 부지매입비를 요청하는 것은 병원 측의 군산병원 건립 의지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따라 부지매입 착수 없이 내년 시비 출연은 불가능한 만큼 올해 확보된 예산으로 먼저 병원부지 매입 절차부터 이행해 줄 것을 최근 전북대병원 측에 회신 했다.
지역사회는 토지매입 조차 착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도 부지매입비 지원을 타진하고 나선 전북대병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병원 사정상 토지매입 예산이 부족하면 그 때가서 군산시와 협의해도 될 일을 매입공고 조차 하지 않은 채 예산타령을 하는 것은 과연 이 사업의 주체가 전북대병원인지, 아니면 군산시 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는 것이다.
1850억여원이 투자되는 군산병원 건립사업에 대해 병원 측이 불과 몇 십 억원의 부지매입비를 내세워 사업주체도 아닌 군산시에 출연금 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것을 두고도 군산 지역사회에서는 병원 측 군산병원 건립의지가 미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8월 전북대병원의 새로운 병원장 취임을 앞두고 현재 운영진이 군산병원건립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군산시민의 생명권 보호를 위해 추진한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사업이 향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전북대병원 측이 먼저 병원건립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후 향후 건립과정에서 불거지는 문제점은 군산시와 협의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북대병원 측의 재원 마련에 대한 고심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군산시 및 군산시민과의 약속인 군산병원 건립사업은 시급성 및 시민정서를 고려할 때 우선 부지매입을 시작하고,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전북대병원과 군산시가 머리를 맞대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