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서점 영풍문고의 지역 상륙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서점들의 위기감 또한 높아가고 있다.
내달 오픈 예정인 군산롯데몰에 매장규모 920㎡(약 280평)의 대형서점인 영풍문고가 입점한다는 소식에 지역서점가가 술렁이고 있다.
대형서점이 중소도시에 입점하게 되면 기존에 운영되던 지역서점의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그렇지 않아도 지역서점들은 온라인 서점 등장 이후 스마트폰 등장, 독서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현재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이어 한국지엠마저 철수를 선포한 탓에 인구조차 계속 줄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군산에서 운영되고 있는 서점은 일곱 곳 정도, 한길문고와 우리문고, 예스트서점이 그나마 지역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앙로에 대학교재를 주로 파는 동원서림과 군산에서 가장 먼저 생겼지만 지역 쇠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일서점,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월명동 마리서사, 그리고 롯데마트 내 웅비북 등이다.
서점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줄 서적상조합도 오래 전에 해체했을 뿐 아니라 워낙 서점수도 적은 까닭에 지역서점의 생존권 사수에는 어려움이 많다.
한 서점주는 “요즘 같은 시대에 대형서점이 문을 열겠다는데 뭐라 할 수 있겠나, 다만 군산 인구가 확연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서점 입점은 지역서점의 씨를 말리는 일 밖에 더 되겠냐”며 “시에 얘기를 한 번 해 보고 싶어도 뾰족한 수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점주는 “서점업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돼 동반성장위에서 중소기업 이외의 기업은 신규 출점 시 학습참고서를 1년 6개월간 판매하지 않도록 권고한 점을 영풍문고가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라며 “우리처럼 작은 서점들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영풍문고 측은 현재로서는 지역서점과의 상생방안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형체인서점의 진출 자체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한 이제는 지역서점들이 단순히 서적을 사고 파는 장소에서 벗어나 지역의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과 공공도서관 서적구입 시 지역서점 우선 이용, 지역서점 활성화 관련 조례 제정 등 지자체의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한길문고에서는 다양한 인문한 강연과 문화공연. 이벤트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월명동의 마리서사 또한 지역에서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 정립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