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관광객들이 군산부윤관사를 일본인 부윤이 거주했던 관사로 잘못 알고 있어 바로잡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근대문화도시 군산을 찾는 방문객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일부 잘못 알려진 부윤관사 관련 역사적 사실을 바로잡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윤관사란 일제강점기 ‘부’라는 행정구역을 총괄하던 부윤(현재의 시장)이 살던 관사라는 뜻으로 군산부윤관사(이후 군산시장관사)라면 흔히 월명동 클래시움 아파트 밑 일본식 가옥(사진)으로 알려져 있다.
동국사 종걸스님에 따르면 폐쇄 등기부대장을 살펴본 결과 해당 토지는 1911년 전주면에 주소를 둔 지숙안복(指宿安福)의 개인 소유로 최초 등기가 됐고 1917년 뇌호산전장이 매수했다.
뇌호산전장은 대판상선 직원이며 백천환(선박)의 선장으로 조선으로 건너왔다 러일전쟁 참여해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 아버지 뇌호산태랑의 가업을 이어받아 군산 수로안내원으로 일했다.
이후 1943년 그의 아들 뇌호산철천에게 다시 상속되었고 곧바로 당북리에 거주하던 일본인 삼국준삼(모리 기꾸슌조)이 매입하였으며 2년 후 광복을 맞았다.
삼국준삼은 현 동신교회 자리에 저택을 갖고 있던 삼국농장 농장주 삼국오랑(모리 기꾸고오로, 보국탑 건설)의 차남이다.
이처럼 일제강점기에 군산시장관사는 초기에는 대판상선 선장의 개인소유였다가 1943년 삼국오랑 차남의 집으로 이용되던 개인 소유의 일본식 가옥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후 광복이 되면서 적산 가옥으로 접수돼 1948년 제3대 윤상훈 시장 재임 시 군산시에서 정식으로 매입했으며 이후 군산시장 관사로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
해방 직후부터 1949년까지 군산부라는 일본식 행정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한국인 군산 부윤(실제로는 군산 시장)의 관사로 잠시 사용됐기 때문에 혼동이 왔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동국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1923년과 1934년 발행 군산부 시가지도 두 장 모두 군산부윤 관사 중 주요 건물 하나를 금정(錦町) ‘군산공회당’ 인근 수덕산 동남쪽 2부 능선(현재 신흥교회)에 표시하고 있다.
1923년 군산부 지도(번호10번 표시, 왼쪽)와 번호 10번이 부윤관사라는 표시가 적힌 지도.(동국사 보관)
1934년 군산부 지도(왼쪽, 1923년 지도와 부윤관사 자리 일치로 원래 이사청이 있던 곳)와 부윤관사만 확대한 지도
하지만 실제로 인터넷 속 여러 관광 정보에는 군산시장관사가 일제강점기 군산부 행정을 총괄하던 곳으로 잘못 기재한 자료들이 비일비재하며 관광객 다수가 이와 비슷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군산시청 홈페이지에도 (구)군산부윤관사로 표기돼 있어 관광객들이 일본인 부윤이 살던 곳으로 오해할 만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군산부윤의 관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라든지 '당시 돈방석에 앉으려면 군산부윤을 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군산부윤은 선망의 자리였다'는 군산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의 언급은 자칫 일본인 부윤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부윤관사에 관한 여러 의견과 참고자료를 제공받았으며 전문가들의 객관적 판단을 구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근대역사에 대한 제대로 된 고증으로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