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행정구역 갈등이 빚어지는 가운데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을 통합한 후 새만금지역을 통합지자체에 편입해 관리해야 한다는 용역이 나왔으나 전북도가 3개 시군의 갈등을 이유로 새만금개발에 걸림돌이 우려되는 ‘한시적 관리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새만금권 지자체 통합관리 방안이 최적안으로 대두된 것은 명품 새만금 개발을 위해 그동안 문동신 군산시장이 주장해온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3개 시군의 통합이 성공적인 새만금 개발과 연계돼 있음을 시사해준다.

최근 전북도가 강조하고 나선 ‘한시적 관리방안’은 새만금 행정구역이 확정되기 이전에 매립지 개발을 위해 새만금을 전북도가 관할하는 것으로 ‘전북 새만금지구 OO번지’등의 지번이 부여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새만금의 모든 행정권을 전북도가 쥐게 된다는 점에서 군산시민들의 반발이 확산될 전망이다.  

김제·부안 주민도 3개시군 통합 선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국무총리실과 행정안전부, 농수산식품부, 전북도의 의뢰를 받아 지난 3월부터 실시한 이번 용역 최종 보고서에서 새만금지역의 행정구역 관리체계 대안으로 ▲통합자치단체 관리▲분할 후 통합관리▲창설 자치단체 관리 등 3가지를 놓고 각각의 장단점 등을 심도있게 분석했다.

연구원이 군산 김제 부안주민(각 200명) 600명과 3개지역 외 전북도민 300명, 새만금 각계 전문가 200명 등 1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역주민 45%, 전문가 71.4%가 3개시군 통합자치단체 관리를 선호했다.

통합자치단체 관리방안의 경우 군산시민 49%가 선호한데 이어 새만금 행정구역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온 김제 및 부안주민들도 각각 43%, 41%나 이 방안을 선호할 정도로 당위성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연구원은 군산·김제·부안의 행정구역을 통합한 후 새만금지역을 통합자치단체에 편입시켜 관리하는 방법을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정부가 3월 발표한 새만금 명품복합도시 조감도

한시적 관리방안 - 군산시민 ‘부정적’

연구원은 그러나 3개 시군의 행정구역 통합선호도가 가장 높긴 하지만, 통합 공감대 형성 기반이 취약한데다 행정구역 법적분쟁 등의 이유로 통합 실현에 한계가 따를 것이라며 전북도의 한시적 관리방안을 끼워 넣으며 대안으로 제시했다.

새만금 지구의 대규모 매립사업이 완료되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한시적 성격의 행정적 관리방안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군산시민들은 이 방안에 대해 현행법상 근거가 없고, 각종 관리상의 문제점으로 지자체간 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높은데다 실행과정에서 전북도의 고도의 조정능력을 요한다는 점에서 효율성 저하가 우려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산지역은 3개 지자체간 불협화음으로 ‘통합 자치단체 관리’가 당장 실현가능성이 없다면 한시적 관리보다는 헌법재판소 결정대로 해상경계선을 기준삼아 내부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중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의 한시적 관리가 이뤄지더라도 3개 시군의 묵은 갈등 해소가 쉽지 않은 데다 비안도 도선 운항이나 새만금방조제 버스운행 민원처리과정에서 이미 전북도의 조정력이 한계를 보여준 것 처럼 한시적관리 체제에서도 갈등조정 및 행정력 부재로 인한 새만금 개발에 걸림돌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헌재 해상경계선 따라 구역관리 필요

또한, 그동안 정권에 따라 새만금 개발이 탄력 내지는 표류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총선이나 대선 등 향후 변화무쌍한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새만금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국가기관인 헌재 결정을 존중해 새만금 구역 관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전북도에 의해 향후 10~20년간 한시적 관리가 이뤄질 경우 새만금 지역이 정서적, 제도적으로 독립된 행정구역으로 굳어질 우려가 높기 때문에 그때 가서 또다시 새만금권 지자체 통합을 논의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 역시 군산입장에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한시적 관리가 이뤄질 경우 상하수도, 청소, 각종 인허가 민원에 이르기까지 책임한계가 불분명해 혼란 가중은 물론 3개 시군의 행정구역 갈등의 불씨를 내부개발이 완료될 때 까지 끌어안고 가야하기 때문에 새만금 이미지 저하로 인한 개발 차질, 외부자본 유치에 걸림돌이 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최연성 군산대 교수는  “차질없는 새만금 개발을 위해서는 새만금권 지자체 통합이 무엇보다 시급하지만, 지자체간 갈등으로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면 지난해 중앙분쟁조정위에서 비응도~신시도 구간을 군산시 행정구역으로 결정한 것처럼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구역 관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새만금권 지자체간 땅따먹기를 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버리고, 새만금을 위한 최적의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면서 “당장 지자체 통합관리가 힘든 상황이라면 최고의 법 해석기관인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하는 것 만이 명품 새만금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1월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결과에 따라 방조제 총 33km 가운데 비응도항~신시도 구간 14km와 야미도~신시도 구간 다기능부지 195㏊를 군산시 행정구역으로 결정했으며, 김제시와 부안군은 이에 반발해 대법원에 행정구역 결정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