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명품도시 군산이 최근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야구부의 봉황대기와 전국체전 우승으로 톡톡한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이면에는 선수 부족으로 엔트리조차 구성하지 못해 대회가 참가하지 못하는 운동부도 속출하는가 하면 수십년째 명성을 이어오던 운동부가 하루 아침에 해체되는 등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엘리트체육의 현 실태와 문제점, 앞으로의 개선 방향 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우수인재 유출방지를 위한 간담회가 11일 군산교육지원청에서 열린 가운데 이성일 도의원이 앞으로 지원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선수부족-유출-해체 악순환

#=내년 중학교 진학을 앞둔 A군과 부모는 진로문제를 놓고 수개월째 고민에 빠져 있다. 모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A군은 관내 학교로 진학하고 싶지만 자신의 미래를 비쳐볼 때 보다 좋은 조건의 스카웃 제의가 마냥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군산지역 일부 종목 선수들은 이미 초등학교때부터 스카웃을 통한 진학 제의를 받고 있다.

 대부분 선수와 부모들은 장차 미래를 생각해 볼 때 보다 좋은 조건과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학교로 진학을 선택하게 된다.

 실제로 모 종목의 경우 해당 운동부의 연계 육성이 가능함에도 대부분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유는 장학금에서부터 운동소요경비 등에 이르기까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안하고 있어 결국 고향을 등지고 타지 생활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군산지역 일부 운동부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지역 출신 선수들이 아닌 타 지역 선수들을 거꾸로 스카웃 해 팀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문제는 어린 꿈나무를 장차 유망주로 육성하고도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해당 선수와 학부모로선 보다 좋은 환경을 선호하고 있고 한정된 예산으로 운동부를 운영해야 하는 학교와 지도자로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떠나보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같은 악순환은 군산체육의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일선 학교 한 지도자는 “일부 학교는 프로구단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파격적인 제안을 하다보니 경쟁 자체가 되질 않는다”며, “우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내지는 대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인재 유출 방지 간담회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군산교육지원청에서는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학교운동선수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군산출신 이성일 전북도의원(군산4)이 김원태 교육장에게 제안해 이뤄진 이날 간담회에는 김동순 군산시민체육회 전무이사, 학교장 및 체육부장(운동부 감독)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현 엘리트체육에 대한 문제점 및 개선책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선수유출에 앞서 자연 감소를 막기 위한 운동여건 조성이 선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수영종목의 경우 수십년째 숙원사업인 50m 레인 정식 수영장 건립이 되질 않아 선수들의 불편은 물론 예산부담 등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탁구 종목은 초-중-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연계체제가 잘 이뤄졌으나 현재는 남녀 모두 중학교, 고등학교 탁구팀이 없어 타 지역으로 유출되면서 과거 탁구의 고장 명성이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우수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선 관계기관의 적극적 행정과 지원 강화, 비인기 종목 팀 창단, 연계종목의 상급학교 팀 창단, 지역 특화 종목 육성으로 지역에 맞는 운동부 집중 육성, 학교 스포츠 클럽 활성화 등이 개선방안으로 논의됐다.

 김원태 교육장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당장 어떤 결론이나 확보한 비전을 제시할 수 없지만 군산의 인재유출이 심각하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일 도의원은 “지금부터라도 학교체육을 위해 다 같이 고민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문제인데 도나, 지자체에서 지원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