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상고 일구회와 동문이 후배들의 승리를 기원하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역대 고교야구대회 결승점 최다점수

 이번 봉황대기 우승은 군산상고로선 한국 야구 역사상 또 다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날 군산상고는 장단 21안타를 몰아치며 20대4 대승을 거뒀다.
 이는 역대 고교야구 메이저 대회 결승전 최다 점수로서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이날 불꽃 타선은 그동안 마운드에 비해 타격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군산상고의 인식을 일시에 불식시키는 시원한 안타 퍼레이드였다.

석수철 감독

▲석수철 감독 지도력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석수철 감독의 지도력이 새삼 조명되고 있다.
 석수철 감독은 성균관대 수석 코치 시절 수많은 우승 신화를 이룬 지도자다.
 그러나 감독으로선 만 1년차인 새내기 감독이다.
 석 감독의 지도 스타일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훈련이다.
 선수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훈련을 해야지만 직성이 풀린다.
 팀 부임 첫해 망가질대로 망가진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한 그는 단기적 우승이 아닌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새로운 훈련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이 발생했지만 이내 안정감을 찾아갔다.
 그러던 차에 2010년 이후 중단됐던 봉황대기가 부활하면서 뜻하지 않은 기회가 다가왔다.
 그러나 누구도 군산상고 봉황대기 우승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1999년 황금사자기 이후 우승 전력이 없고, 전력 또한 잘해야 8강이라는 분위기속에서도 석수철 감독만큼은 달랐다.
 석수철 감독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보면 우승은 당연히 따라오게 돼 있다”며, “고교야구는 흐름의 경기인만큼 정신력만 잃지 않는다면 승패는 언제든 바뀔수 있다”고 말했다.
 그라운드에선 한없이 무서운 감독이지만 이면에는 선수들 이야기에 언제나 웃음꽃이 피는 자상한 지도자다.
 오로지 한 평생 야구인생을 걸어온 그는 봉황대기 우승의 기쁨도 잠시 다가올 전국체전 전력분석에 돌입하는 등 또 다른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사제 우승, 선수에서 지도자 우승

 이날 봉황대기 우승을 누구보다 기뻐하며 박수쳐주던 이가 있다.
 바로 호원대학교 야구부 나창기 감독이다.
 군산 야구계의 대부이자 산증인인 나 감독은 이날 목동구장을 찾아 묵묵히 선수단을 응원했다.
 우승 이후에는 감격에 복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나창기 감독에겐 이번 봉황대기 우승의 의미는 남다르다.
 군산상고가 봉황대기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인 1996년 사령탑이 바로 나창기 감독이기 때문이다.
 이후 17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그의 1기 제자인 석수철 현 감독이 그 바톤을 이어받아 스승에게 우승 선물을 전달한 것이다.
 나창기 감독은 “제가 우승한 것보다 더욱 기쁘다”며, “석수철 감독은 오로지 야구를 위해 사는 지도자로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더욱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장용 코치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오장용 코치는 1996년 봉황대기 우승 당시 정대현 선수와 함께 배터리로 포수이자 4번 타자로 강호 인천고를 침몰시킨 주인공이다.
 선수 시절 화려한 우승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가 이번에는 모교 지도자로서 우승기를 품에 안은 것이다.
 더욱이 이번 결승전 상대인 마산고 이근용 코치의 경우 오장용 코치와 1996년 봉황대기 패권을 두고 격돌했던 당시 인천고 에이스로서 선수에 이어 지도자로서 또 한번 인연을 맺었다.
 오장용 코치는 “학교와 동문회, 야구팬, 시민들의 성원이 없었다면 역전의 명수 명가 부활은 없었을 것”이라며, “석수철 감독님만 믿고 여기까지 오다보니 지도자로서 모교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게 됐다”고 밝혔다.

▲일구회 등 열띤 응원전

 결승전이 열린 목동구장은 경기 시작전부터 양 팀의 응원전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군산상고 응원단은 약 1천여 명이 넘는 인원으로서 경기 초반부터 상대 마산고를 압도했다.
 응원단은 북에서부터 막대풍선, 파도타기 등을 통해 선수단에게 승리의 기운을 복돋아 주었다.
 특히 군산상고 야구 동문 출신인 일구회 소속 회원들은 응원단상에 올라와 어깨동무를 하며 응원열기를 고조시켰다.

▲축하 메시지

 이번 봉황대기 우승 이후 각계각층의 축하 메시지도 쇄도하고 있다.
 문동신 시장은 “이곳 목동구장에서 군산야구를 전국에 드높인것에 대해 감사하다”라며, “앞으로도 역전의 명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좋은 모습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강태창 의장은 “군산상고 야구 승리는 군산의 승리이자 우리 모두의 승리”라며,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앞으로 더욱 나아가는 군산상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현 상고 동문회장은 “이번 승부가 다가 아니다. 우리가 질 때도 있고 이길때도 있고 그것이 인생”이라며, “항상 봉황대기하면 군산상고를 떠올릴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
 문태환 야구협회회장은 “그동안 군산상고를 지켜봐오면서 야구협회장으로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많았는데 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겨줘 고맙다”라며, “무엇보다 모진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아이들을 이끌고 여기까지 와 준 석수철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군산상고 출신 이성일 도의원(군산4)은 “동문으로서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준 진창엽 교장선생님과 석수철 감독 이하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시내 축하 현수막 물결

 군산상고 봉황대기 우승 이후 시내 곳곳에 축하 현수막이 물결이 이루고 있다.
 각 기관과 단체 등은 군산상고의 17년만의 봉황대기 우승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건승을 기원하는 의미로 현수막을 게첨하고 있다.

▲환영행사

 군산시는 봉황대기 우승으로 군산을 빛내준 군산상고 환영행사를 오는 17일 가질 계획이다.
 시는 현재 카퍼레이드를 비롯 환영만찬 등을 갖고 그동안 우승을 향해 노력해 온 선수단을 격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