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봉황대기 최대 다크호스로 등극했다.

 당초 8강 전력이라는 예상과 달리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군산상고는 잘 짜여진 투-타의 밸런스와 역전의 명수다운 투지를 앞세워 상대를 한 팀씩 침몰시키더니 이제는 우승을 향한 단 한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13일 열린 용마고와의 준결승 경기도 군산상고의 상승세를 보여준 완벽한 한 편의 드라마였다.

 이날 군산상고는 2회 선취점을 뺏긴 뒤 5회까지 상대 선발 김영우의 호투에 막혀 좀처럼 반격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5회 들어 군산상고는 4번 홍정준이 2사 1∙3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뒤이어 5번 김기운은 1∙2루 상황에서 오른쪽 담장을 원 바운드로 맞히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려 경기를 단숨에 3대1로 역전시켰다.

 이후 군산상고는 6회초 1점을 더 달아났고, 용마고가 6회말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면서 2점 차 승리를 완성했다. 

 특히 이날 선발 이윤후는 6.1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으며, 전날 동산고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조현명은 2.2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합작했다.

 더욱이 이윤후는 이날 타석에서도 4타석 4안타로 절정의 타격감마저 선보이면서 팀을 3년만에 봉황대기 결승에 올려 놓았다.

 이로써 군산상고는 봉황대기 12회 대회(1982년), 26회 대회(1996년) 우승 이후 3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또한 지난 제40회 대회(2010년) 대구고에 2대1로 패한 준우승을 한을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날려버릴 기회를 갖게 됐다.

 군산상고의 결승전 상대는 이날 11회 승부치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전통의 강호 북일고를 6대5로 제압한 마산고.

 군산상고와 마산고는 공통점이 많다.

 두 팀 모두 올 시즌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군산상고는 봉황대기 결승, 마산고는 황금사자기 준우승에 이어 봉황대기 결승에 오르면서 절대 강자가 없는 고교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여기에 양 팀 모두 나란히 프로무대 입단이 확정된 군산상고 조현명(KT)-마산고 궁정홍(SK)이라는 걸출한 에이스와 함께 승리공식인 필승조 투수진용을 갖춘 게 강점이다.

 이와 함께 마운드를 뒷받침하는 타선의 화력도 언제 어느 상황이든 승패를 뒤집을 수 있는 응집력이 있다는 것이다.

 양 팀은 오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목동구장에서 우승컵을 놓고 사활을 건 한 판 격돌을 벌이게 된다.

 응원전 또한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군산상고는 이날 오전 7시 약 500여 명의 동문과 시민 등 원정 응원단이 상경해 현지 재경 향우 등과 합류해 약 1천여명의 응원단이 군산상고 우승을 향한 열띤 응원을 벌일 계획이다.

 석수철 군산상고 지도감독은 “오늘 경기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경험이 부족한 이윤후가 정말 잘 던져줬고 타자들도 찬스에서 집중력이 좋았다”며, “상대 마산고는 올 시즌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준만큼 하루 휴식기간 동안 필승의 전력을 짜서 반드시 우승해 군산상고의 명예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침체기를 거쳐 온 군산상고가 올해 3월 부임한 진창엽 교장선생님과 교직원, 박성현 총동문회회장과 동문, 학부모, 시민 모두가 변함없는 애정과 성원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우승을 향한 단 한경기만 남겨놓은 만큼 모든 전력을 총동원해 후회없는 경기 펼치고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문태환 군산시야구협회장은 “석수철 감독 부임 이후 힘겨운 터널을 거쳐 온 군산상고가 이제는 알을 깨고 나와 비상의 날개를 펼칠 준비가 됐다”며, “이제 우승만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결과를 떠나 지금까지 역전의 명수 명예를 빛내기 위해 투혼을 보여준 석수철 감독을 포함 모든 선수단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밝혔다.

 과거 수많은 우승 신화를 일궈내며 호남 야구의 열기를 지핀 군산상고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목동구장에서 우승의 함승이 널리 퍼져 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