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우승을 향한 열정과 집념으로 대회에 임해준 병승이, 상국이, 재광이한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군산시청 육상부 서채원 감독.
지난달 28일 군산월명종합경기장 2012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 결승선.
애타게 선수들을 기다려온 서 감독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한다.
이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가 바로 군산시청 소속 문병승 선수(33∙2시간18분33초)이기 때문이다.
문 선수의 이번 우승은 창단 6년차인 군산시청 육상부로선 크나큰 의미이자 눈물의 결과이다.
서채원 감독을 포함해 문병승, 전상국(29), 막내 이재광(22) 선수 등 단 4명에 불과한 선수단이 국내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엘리트부문 국내부 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뤄낸 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부상악몽에 시달려 온 문병승 선수가 적지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우승과 함께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려 향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문 선수의 아버지 문흥주씨는 1974년 제45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16분15초의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우승을 차지했고, 문 선수가 마라톤에 입문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병승 선수는 “마라톤은 흔히 혼자만의 레이스로 알고 있는데 동료들이 같이 뛰어주고 끌어주고 밀어줘서 오늘의 우승을 차지했다”며, “다가올 전국체전에서도 군산시 나아가 전라북도를 대표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동안 각종 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육상부는 이번 우승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털어버리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현역선수로 활동하다 올해부터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서채원 감독으로선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못할 큰 선물을 받게 된 것이다.
서채원 감독은 “이번 대회는 코스가 평탄한 데 비해 지역 특성상 바람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해 스피드 위주 강화훈련을 했는데 30~35km 지점에서 승부를 낸 것이 주효했다”며, “선수들이 직접 밥을 해 먹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 값진 우승을 일궈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에 있기까지 군산시를 비롯한 군산시육상연맹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다만 우수선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부문에 보다 많은 투자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동순 군산시육상연맹 회장은 “한 때 해체위기에 놓였던 군산시청 육상부가 국제대회로 격상된 군산새만금마라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돼 한없이 기쁘다”며, “이번 우승을 계기로 선수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