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이 아닌 두 발을 통해 온 몸으로 내디딘 지리산 천왕봉 정상의 느낌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정대용 군산시산악연맹 안나푸르나 원정대원(50∙전라북도시각장애인연합회 이사)은 지난 1일 지리산 천왕봉을 등정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른 새벽 군산을 출발해 지리산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한 그는 안나푸르나 김성수 원정대장(군산시산악연맹 회장)을 비롯한 7명의 대원들과 대장정에 올랐다.
이날 산행은 임진년 새해를 맞아 일출산행에 나선 많은 산악인들과 설레임과 두려움을 가슴에 안고 첫 발을 내딛었다.
시각장애인 1급인 정대용 대원의 이날 산행은 전방과 후방에서 지원하는 원정대원과 도우미의 서포트를 받아 칼바위를 지나 법계사를 거쳐 감격의 천왕봉 1,915m 고지를 밟게 됐다.
정대용 대원(좌측 두번째)이 김성수 원정대장(우측 첫번째)을 비롯 대원들과 지리산 천왕봉 등정에 성공했다.
장장 9시30분이 소요된 이날 산행에서 정대용 대원은 단 한번도 포기하지 않고 등정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 결과 일반 산악인도 꺼려한다는 겨울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이처럼 정대용 대원이 장애를 극복하고 산행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건강관리차 시작하게 된 이후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정대용 대원은 “지리산 천왕봉을 등정할 때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끌고 끌어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며, “오는 2월24일 예정인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도 남은 기간 훈련에 매진해 반드시 꿈을 이루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주 3~4일 이상 월명산과 청암산 등산에 나설 정도로 산행에 중독됐고, 최정상에 오른 그 기분은 한 여름철 시원한 사이다를 마시는 상쾌한 기분”이라며, “저의 도전을 계기로 모든 장애인이 자신감을 갖고 보다 많은 산악경험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성수 군산시산악연맹 회장은 “정대용 대원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의지는 물론이고 실력 또한 일반 산악인 못지 않으며 무엇보다 산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대단하다”라며, “남은 기간 원정대원들과 호흡을 맞춰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이뤄내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산시산악연맹은 오는 2월24일 ‘또 다른 도전, 가슴으로 알리는 히말리야 이야기’라는 테마로 일반 산악인과 장애인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안나푸르나 원정대를 구성,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한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