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은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호텔서 열린 ‘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 최우수선수 및 최우수신인선수’ 시상식에서 유효표 90표 가운데 79표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가공할 공격력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던 김상현은 부상으로 2,000만원 상당의 순금 트로피도 수여받았다.
이밖에 김상현은 홈런과 타점, 장타율을 모두 석권한 3번째 MVP로 선정됐고, 이같은 기록은 군산상고 선배인 김성한(88년)과 이승엽(99년, 02년) 등이 앞서 영광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 2001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김상현은 이듬해 LG로 트레이드됐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1군과 2군을 전전했다.
‘2군의 배리 본즈’라는 별명과 함께 타격은 어느 정도 뒷받침됐지만 평균 이하의 3루 수비로 인해 주전 자리를 꿰차는데 실패, 결국 지난 4월 친정팀인 KIA로 복귀했다.
꿈에 그리던 타이거즈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김상현은 황병일 타격 코치의 지도 아래 전혀 다른 선수로 탈바꿈했다. 이적 후 일주일 만에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김상현은 이후 단숨에 KIA 3루 자리를 차지했고, 찬스 때마다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올 시즌 타율 0.315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한 그는 홈런과 타점, 장타율 등 공격 전반에 걸쳐 1위에 올랐고, 무려 0.403의 가공할만한 득점권 타율을 선보이기도 했다.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23타수 5안타 1홈런(타율 0.217)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타석에 서있는 것만으로 상대 투수에 압박을 가해 최희섭, 이종범, 나지완 등이 ‘나비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프로 7년차 김상현의 올 시즌 연봉은 고작 5,200만원. 하지만 홈런왕-시즌 MVP-한국시리즈 타이틀 등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그는 지난해 김현수가 기록한 역대 타자 연봉 최고 인상률인 200%(4,200만원→1억 2,600만원)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으며, 프로야구 역대 연봉 최고 인상률인 400%(2007년 류현진, 2,000만원→1억원)까지 넘보고 있다.
이로써 김상현은 지난 85년과 88년 MVP에 등극한 김성한에 이어 군산출신으로서는 두번째로 MVP에 등극하는 기쁨을 누렸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