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모음과 가치 나눔, 문화공유도시 군산’을 비전으로 제4차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된 군산시가 2023년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대장정을 시작한 지 7개월이 되었다. 이제 법정 문화도시 선정을 한 달여 남겨두고 그동안 예비문화도시 사업들을 돌아보고 점검해보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진행된 예비문화도시 사업들은 3월 조직된 군산문화도시센터(센터장 박성신 군산대 교수, 이하 센터)가 주축이 되었다. 센터가 중심이 되어 시민들의 문화역량을 끌어올리고  지역 곳곳의 문화자원을 찾아 공유하며 문화공동체 경험을 확장하고 또 다른 시민들과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문화생태계 구축하는 ‘통합적 도시재생’에 나서고 있다. 

자(自)-공(共)-공(公)이라는 핵심가치를 도입해 일상을 사는 시민 누구나 문화주체이고, 언제 어디서나 문화공동체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를 짓는 ‘문화공유도시, 군산’ 비전 실천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문화공유도시, 군산’은 ‘문화공유대학’, ‘27문화스테이’, ‘동네문화추적단’, ‘동네문화카페’, ‘공감리빙랩’, ‘문화공유원탁’, ‘문화공유포럼’ 등 총 17개의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고, 예비도시사업 기간에는 이 중 12개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 매월 마지막 토요일 신흥동 말랭이마을에서는 ‘동네 골목잔치’가 펼쳐진다. 말랭이마을에 입주한 7명의 입주작가들이 주민들과 함께 입주활동을 하며 완성한 작품을 선보이고 판매도 하며 활동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3평 서점에서는 시낭송대회도 열고, 마술가는 관람객들에게 깜짝 마술도 선보이며 아기자기한 동네 잔치가 조금씩 소문이 나 점점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옥산 동네시네마 개관날

#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던 옥산면에서는 매주 금·토요일 ‘옥산 동네시네마’가 진행된다. 유휴공간이던 옥산힐빙센터에 군산문화도시센터가 입주해 문화콘텐츠로 좋은 영화를 선정해 감상하고, 한 달에 한 번 상영작 감독과 영화평론가 등을 초청해 영화의 주제와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이다. 

# 중심 상권이 이동하면서 몇 년째 텅텅 빈 거리가 된 영동거리의 빈 상가는 최근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고보연, 김판묵, 고 서희화 작가 등 역대 군산미술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침체된 거리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도시사업으로 예술가와 주민들이 동네를 알아가고 공동체로 하나되며 동네 문화를 창출해가는 과정들이 지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문화도시 생태연구팀 활동 모습

문화공유도시 사진전

올 한해 군산시민의 문화활동과 문화도시사업 성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2022 문화공유도시 군산’ 전시와 ‘네트워킹데이’는 10월 한 달간 열린다.

‘문화공유도시군산 전시’는 ‘동네문화추적단’ 활동을 공유하는 자리다. 미군기지로 인해 사라진 하제마을의 팽나무를 동화로 담아낸 ‘하제마을 팽나무’팀, 군산의 도시숲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카드뉴스로 소개한 ‘군산의 숲세권을 찾아서’팀 등의 활동이 솔솔한 재미를 안겨준다. 또한 ‘옥산농부일지’과 ‘옥구들노래’팀 등등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시민이 직접 찾아내고 기록하며 문화로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전한다. ‘네트워킹데이’는  ‘동네문화카페 ’각 팀별 활동성과를 선보이는 자리다. 청암산에서는 군산의 길을 탐방하는 ‘열두구불’팀의 활동전이, 군산비어포트에서는 ‘소리울림’팀의 클래식 공연이, 은파호수공원에서는 ‘맞장구’팀의 젬베 공연 등이 펼쳐졌다. 

맞장구팀 활동 모습

아울러 오는 28일에는 ‘모음과 나눔의 문화공유도시, 군산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문화공유포럼」을 열어 군산 문화도시사업이 지향하는 문화공동체를 시민과 함께 이해하고 의견을 나누는 논의의 장을 마련한다. 
 

소리울림팀 활동 모습

박성신 센터장은 “군산은 올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고, 도시의 재생을 위한 각종 사업들은 부족한 내발적 수요를 극복하고자 관광일변도의 사업에 여전히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이제 군산은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문제 해결의 지렛대로 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지렛대가 바로 군산의 문화임을 재발견하고 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를 낳게 된다는 나비 효과처럼 문화도시에 참여하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문화 영향력이 군산이라는 산업도시를 문화예술의 향 가득한 도시로 조금씩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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