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을 완공하고도 시행사와 시공업체의 비용 정산 문제로 운영이 미뤄지던 군산 수소충전소가 사태를 해결했음에도 새로운 문제에 부닥쳐 언제 문을 열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수소충전소 운영 지연 원인이었던 시행사 하이넷과 시공업체의 갈등이 해소되면서 지난달 16일 건축물사용승인이 떨어졌지만 보름이 넘도록 충전소는 문을 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바로 고유가로 인해 수소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전국 각지에 수소 공급이 안 되는 수소대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소 추출법은 석유화학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얻는 부생수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화학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수소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다. 

이에 현재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소충전소에도 수소 공급이 지연되고 있어 차량 1대 당 충전할 수 있는 충전량을 제한하는 등 수소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여수 수소출하시설 증설공사 조기 완공을 지원하고 있으며 신규 출하설비가 9월 초 본격 가동되면 수소충전소 30개소에 공급가능한 수소가 추가 생산돼 수소 부족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척 수소생산기지를 이달 내로, 평택 수소생산기지는 10월 중에 조기 가동토록 해 수소 공급이 원할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기존 운영 충전소 우선 공급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규로 문을 열게 되는 군산 지곡충전소 공급은 당장 기약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지난 2020년 9월 하이넷이 지곡동 2-17 일원의 부지를 대상으로 군산시에 건축 허가를 신청하면서 시작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이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운영이 안 되면서 이를 믿고 수소차를 구매했던 지역 내 수소차 운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군산시가 올해 하반기에 수소차 구매 지원사업을 위해 100대 규모의 지원액 37억 원을 제2회 추경예산안에 반영하면서 충전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예산 반영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수송동에 거주하는 최 모씨는 “군산시가 반 절 가까운 수소차량 구입비를 지원해준다면 살까 말까 고민하던 사람들도 구매 의욕이 당기지 않겠느냐”며 “이렇게 충전소 운영이 안정적이지 않은데 많은 시비를 들여 수소차 구매 지원을 하는 게 맞는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군산시는 "일단 수소 공급이 안정되는 시기에 대비해 수소연료차량 구입 지원 공고를 올리겠다"고 전했다. 

현재 군산시에 등록된 수소연료차량은 지난해 24대, 올해 상반기 30대로, 이들 차량은 충전을 위해 완주군이나 부안군 등 타지에 위치한 수소 충전소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