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준비도 제대로 안 됐는데 왜 청년 사업자들을 모집해 운영부터 하게 합니까?"

군산 야간 관광 활성화라는 시급한 과제 아래 군산시가 추진했던 푸드트레일러 운영 사업이 결국 시의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파행을 맞으면서 참여했던 청년창업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상황에 처했다.

군산시는 지난 6월 월명동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를 통해 진포해양테마공원 내 내항공원에 푸드 트레일러를 운영해 야간 시간대 관광객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문화행사도 함께 펼쳐 새로운 즐길거리를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푸드 트레일러를 갖춘 미디어아트‧전시예술기업 S사와 푸드트레일러 임대 및 운영에 관한 계약을 맺었으며 약 2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내항공원에 전기시설을 조성했다.

9월 초부터 군산시 홈페이지 등에 공지된 S사의 모집공고를 보고 최종 응모한 청년 9명에,  “팀을 꾸리는 게 좋겠다”라는 S사의 말에 청년들과 함께 동참한 동업자들까지 총 20여 명이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

이 청년들 중에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세프의 꿈을 쫓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도전한 이에서부터 일찍 가정을 꾸려 가장이 된 이도, 타지에서 직장에 다니다 군산으로 주소를 옮기며 터전을 아예 옮겨온 이도 있었다. 이들 모두들 기업과 군산시가 손을 잡고 진행하는 사업이라는 믿음 하에 최근 대세로 떠오른 푸드 트럭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각자 창업 준비를 서둘렀다.

이 중 두 명의 청년창업자가 먼저 조리장비 등을 갖추고 추석인 10월 초부터 내항공원에서 군산시 푸드트레일러 영업을 시작했으며 군산야행 등 행사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는 손해를 보긴 했지만 나머지 푸드 트럭이 다 함께 영업을 시작하면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가게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도 군산시와 민간사업자 S사는 계약 이행 보증보험증권 미제출과 군산시의 푸드 트레일러의 이동제한 금지 조항 등에 관한 사항을 두고 서로 견해를 좁히지 못한 채 긴장관계를 지속하고 있었다.

군산시에 따르면 시가 1억 원대의 계약 이행 보즘보험증권 제출을 요구했으나 S사는 최대 3천 만원대의 증권 제출이 가능하다는 답변만을 반복했고 계속 해서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S사가 요구하는 푸드 트레일러 이동 제한 규정을 먼저 풀어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것.

결국 10월 말 S사가 군산시에 계약 해지 요청을 했고 11월 말 군산시에 이에 동의하면서 사업은 결국 중지되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이 청년창업자들에게는 상의는커녕 전혀 통보되지도 않았고 알려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초 박물관 주차장 먼지로 인해 도저히 영업을 할 수 없어 두 명의 청년 창업자가 푸드 트럭의 문을 닫은 후 보름이 넘도록 민간사업자도 군산시에서도 진행상황에 대한 설명이 없자 청년 중 한 명이 S사에 연락한 후에야 “계약을 해지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청년창업자 A씨는 “가게를 여는 동안 군산시의 관계 부서 직원들도 꾸준히 찾아왔고 제가 음식을 대접한 적도 있어 시에서도 우리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며 “시가 청년실업문제 해소와 야간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 기획하고 준비한 사업인데 엎어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는 왜 군산시가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사업을 진행했는 지 이해할 수 없고 민간사업자와의 계약에 있어 계약사항이 다 이행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청년들을 모집하고 운영하게 했는 지 최소한 사과의 말씀이라도 듣고 싶었는데 군산시도 S사도 서로 책임 회피에만 급급할 뿐”이라며 “저희 스무명은 어떻게라도 다시 푸드 트럭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