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일감 부족으로 지난 1일부터 가동 중단된 가운데 군산지역 조선·상공업계 관계자들이 특별산업재해지역 지정 등 정부 차원의 조속한 지원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정부는 5일 오후 군산에 자리한 산업단지공단 전북본부에서 소관 부처 및 군산지역 조선 및 상공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따른 업계 여론을 수렴했다.
정부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따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이날 간담회에는 산업자원부 강성천 산업정책실장을 비롯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 금융위원회 관계자와 전북도, 군산시, 군산상공회의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부도위기에 처한 회사상황, 더 이상 버틸 힘도 시간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 피해 최소화를 위한 특별산업재해지역 지정 등 정부 차원의 빠른 대책마련을 강력히 건의했다.
김평옥 군산산업단지조선협의회장(신산테크 대표)은 “수 백억원을 투자했는데 10년도 다 못 채우고 떠나가는 것을 보면서 허탈감이 너무 크다”며 “정부가 공평하고 정의롭다면 대우조선만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군산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군산조선소를 정상화 시키겠다고 해서 희망과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는데 결국 오고 갈데 없는 처지에 놓였다”며 “중기청을 비롯한 각종 금융·정책 자금에 대한 상환 연장과 군산조선업에 대한 '특별산업재해지역' 선포를 통해 금융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홍렬 JY중공업 대표는 “군산조선소가 정상 가동하더라도 설계 등의 공정을 거치면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정부가 현대중공업 대기업을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있는 근로자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선박 펀드자금 등 정책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고경남 오식도동 원룸협의회장은 “서울에서 목돈을 모아 군산에 내려와 원룸을 샀는데 지금은 은행 이자도 내기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다”며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인해 처한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강성천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인한 협력업체와 근로자, 지자체의 어려움을 대통령께서도 잘 알고 있으며, 지역 차별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이날 건의사항과 현장방문 결과를 토대로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이달에 지원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혀 어떠한 대책이 나올 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3일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따른 전북‧군산 지역의 충격을 완화하고 지역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지역 조선업계 및 다수 군산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정상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군산조선소가 끝내 가동중단된 점을 강조하며 조만간 발표될 정부의 지원 대책이 실효성 내지는 근본대책을 담아내지 못할 경우 지역사회 실망감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반응이어서 정부 대책에 첨예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