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출신으로 현대중공업 역사상 임원으로 승진한 군산조선소 노동열 상무

40여년을 현장에서 대형선박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그는 승진과 동시에 ‘조선업계 최고의 현장 전문가’ ‘최초의 생산직 임원’ 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생산직종의 후배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노 상무보는 울산공고를 졸업한 뒤 1974년 현대중공업 품질관리부 7급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기원(대리급), 기장(과장급), 기감(차장급), 기정(부장급)을 거쳐 지난달 16일 임원에 승진했다.

가족으로는 부인 하정란 여사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본지는 승진과 함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안전·품질·공무담당 상무로 부임한 노동열 상무를 만나 그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먼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 부임한 소감과 군산에서 맡으신 업무를 소개해주시죠.

 군산조선소 근무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많은 동료들이 기쁜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해주어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지원부서인 안전보건부, 품질경영부, 공무부를 맡게 되었습니다.

품질경영부는 제가 40년 동안 일해 온 부서지만, 안전보건부, 공무부는 처음 업무를 접하는 부서라서 생소한 것이 너무 많아 책임이 무겁습니다.

부서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많이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안전, 보건은 개개인들에게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재산이므로 잘 지켜야 하는데 평소 안전에 대한 개개인의 습관과 실천이 몸에 배이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 현대중공업 역사상 생산직으로 입사해 첫 임원으로 승진하신 소감과 그동안 주로 어느 분야에서 어떠한 기술력을 발휘해 오셨는지?

평소 현장을 누비고 함께 일 해온 직장, 반장, 생산팀장들의 많은 도움 덕분에 이렇게 큰 영광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것이 많은 데도 늘 함께 하면서 도움을 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을 비롯해 그 분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배려해준 회사에 감사합니다.

회사가 무척 어려운 시기인데도 생산기술직을 배려해준 만큼 저 역시 부담이 크고 어깨가 무겁습니다.

▲ 이러한 성공신화의 원동력이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주위의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 할 수 있는 회사가 있었고, 힘들어도 좌절하지 않고 한 분야에 꾸준히 매진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특수선종, 까다로운 선주들을 많이 접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저 자신을 가다듬고, 선박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았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 사고를 잃지 않은 ‘긍정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느 조직이든 불만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또, 불만을 갖다보면 한도 끝도 없이 그 무게가 커집니다.

저는 불평과 불만이 공존하는 상황에서도 마치 구름 속 해를 바라보는 것 처럼 긍정적 사고를 해왔습니다. 아마도 오늘의 저를 있게 한 또다른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직과 관리직의 업무영역이 확연한 국내 기업의 시스템에서 임원 발탁이 갖는 의미가 매우 큰데, 이에 대한 견해는?

관리직은 회사 경영관리에 꼭 필요한 전문분야입니다. 생산직은 그동안 현장에서 꾸준히 생산업무를 수행하면서 회사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봅니다.

때문에 관리직과 생산직은 별개의 직렬이 아니라 기업을 발전시키는 데 쌍두마차와 같은 기능을 해야 합니다.

생산직 종사자들이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 할 수 있는 업무개선 사항이나, 생산 기술직들의 애로 및 건의 사항을 회사에 전달하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관리직은 이러한 여론을 회사 발전의 자양분으로 삼으려 노력하면 아마도 기업의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 40여년간 현대중공업에 재직하시는 동안 가장 보람된 일과 아쉬웠던 기억이 있으시다면?

드릴쉽(원유시추선) 건조는 빅3 조선소 중에 우리 회사가 가장 후발 주자로 출발하게 되었는데, 15년 앞선 선발 주자는 노하우 및 기술인력 면에서 우의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세계 오일메이저들 사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일반 상선건조는 세계 최고지만, 드릴쉽 건조는 경험이 없어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어려운 여건에서 우리가 첫 수주한 드릴쉽을 꼭 성공적으로 건조해야 하는 절박한 입장 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사 경영진들은 대책을 마련했고, 정년을 앞둔 선배들은 그 동안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마지막 좋은 선물을 남기고 떠나겠다는 각오로 경영진과 모든 종업원들이 혼연일체 되어 휴일, 휴가를 반납하면서 최선을 다해 건조에 매달렸습니다.

이 결과 시운전, 인도 일정을 계획보다 앞당기게 됐고, 세계 오일메이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 해 동안 11척의 드릴쉽 수주를 받았던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또, 힘들게 수주한 드릴쉽이 국내 전문인력 부족과 드릴쉽 장비업체들의 장비입고 일정 지연, 메이커 품질문제 등으로 인도가 지연될 경우매우 가슴이 아팠고, 지금도 큰 아쉬움으로 기억됩니다.
 

▲ 생산현장에서 어려움이나 문제점이 발생할 때마다 어떠한 자세로 해결하셨는지?

선박을 건조하는 데는 항상 많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저는 재직하는 동안 주로 특수선박의 기술점검을 맡아왔는데, 선주들의 요구사항이 너무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심지어 그 요구사항은 꿈에도 나타나곤 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할 수 있다는 신념과 긍정적 사고 덕분에 곧장 해결책을 찾곤 했습니다. 

저는 발생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가장 먼저 현장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합니다.

다음으로 수정안을 다양한 방법으로 먼저 검토해보고, 제가 지닌 수정안에 대해 현장 반장, 해당 설계담당자들과 공유한 후 3가지 정도 안을 마련해 선주/선급을 만나 대부분 우리가 요구하는 방안으로 해결했습니다.

▲ 군산지역에도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고등학교와 기술교육원 등에서 전문기술을 연마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기술인의 꿈을 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이젠 우리나라도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문기술인을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정년을 앞 둔 장년층 선배들을 보면 사무직 보다는 기술직으로 퇴임하는 분들이 쉽게 일자리를 구해 여생을 즐겁고 편안하게 생활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문기술인이 많이 부족합니다. 꿈을 가지고 꾸준히 도전하면 좋은 결과는 분명히 돌아 올 것입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 꿈 많고 열정적인 군산의 젊은 청년들이 입사해서 군산을 크게 발전 시켜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넓은 공장부지, 최신장비로 구축된 설비, 젊은 회사 입니다.

현재 군산조선소의 주위 환경은 지금처럼 발전하기 이전인 40년전 울산 본사의 상황과 매우 유사 한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협력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 합니다.

▲ 앞으로의 포부와 희망이 있으시다면?

군산조선소는 아마 현대중공업 입사이후 제 마지막 직장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제가 터득한 관련 분야 모든 기술노하우를 이곳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아울러, 우리 후배들이 회사에 애사심을 갖고, 군산에 애향심을 지니며 당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선배로서, 동료로서, 상사로서의 자상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걸어온 길이 지금 이시각에도 현장을 누비는 생산직 사원들에게 희망의 좌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군산시민들에게 한 말씀

저는 축구를 무척 좋아 합니다. 힘 들때마다 축구를 통해 땀을 흘리고 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곤 했습니다.

회사와 축구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넓은 축구장에 잔디를 깔아놓고 꿈 많고 훌륭한 축구 선수들과 열정으로 뭉쳐진 많은 응원단원들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훌륭한 선수와 열정을 가진 많은 응원단이 있어야 정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좋은 축구장을 준비해 놓고 열정과 능력있는 군산의 젊은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넓은 운동장에 오셔서 마음 것 꿈을 펼치며 개개인이 성장하고,  군산시가 새롭게 도약하고, 현대중공업도 장족의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