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군산시 착한 가격 업소 ⑤ 일출옥

옛날 방식 그대로 아욱국이 일품

10여년 동안 한 번도 문 안 닫아

문지연 기자 / 2014-02-13 20:32:46

근대화거리 한 복판, 간판 정비로 비슷비슷한 외관을 가진 가게들 사이로 일출옥을 찾았다.

그나마 월명동에는 일해옥, 일흥옥 등 유사한 이름들의 콩나물국밥 집들이 모여 있어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미로에 빠진 듯 헤매기 십상이다.

반갑게도 앞에 파란색 착한 가격 업소 지정판이 보인다.

“아욱국집 하면 다 알아” 일출옥 대표 김성진 씨의 일갈이다.

어느덧 콩나물국을 제치고 일출옥의 대표 음식이 되어 버린 아욱국. 맛집 블로그에도 여러 번 등장하고 파워블로거 맛객이 반해 아예 여행단을 꾸려 관광버스를 대절해 올 정도로 명성을 얻은 아욱국이란다.

과연 어떤 맛이기에 까다로운 이들의 미각을 사로잡았을까?

“아욱대를 통째로 끓이니까 더 진해. 옛날 방식 그대로 쌀뜬물에 새우, 된장 등으로 맛을 내고 별건 없어”

김 대표는 허허 웃는다. 한 숟가락을 뜨니 진한 국물에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평소에 채소류의 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건 완전 신세계다.

두 숟가락에 “맛있다. 맛있다”가 절로 나오고 국물은 싹싹, 밥 한 공기는 뚝딱 사라졌다. 오, 이 맛이구나!

게다가 아욱국은 5천원, 콩나물국밥은 4천원이다.

젊은 사람들은 개운한 콩나물국밥도 즐긴다.

“사람들 안 쓰고 나하고 집사람하고 둘이서 하니까 가격을 안 올리 수 있지”

대전에서 10년 정도 한정식집을 하다가 고향인 군산에 내려와 일출옥을 열었다.

전에 3년이나 비어있던 자리에 가게를 얻자 주위에서 오히려 걱정이 한보따리였다.

음식 맛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만류를 뿌리치고 영업을 시작했다.

당연히도 처음엔 손님이 없었다.

옆집은 유명세를 타고 줄을 서서 먹는데 텅 비어 있는 가게를 보며 살짝 걱정도 됐다.

옆 집이 문 닫는 날 손님들이 조금 들어섰다.

그렇게 일단 맛을 본 손님들이 단골이 되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 덕에 아드님이 운영하는 서울 양재동의 일출옥 2호점도 대박이다.

“우리 집은 연중 무휴야. 10여년 동안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어. 어떻게 우리 집은 초상도 안 나네. 허허”

그 말에 고개가 설레설레 저어졌다. 대단하시구나.

“새벽에 일어나는 게 힘들 긴 하지만 이 나이에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이야”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