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회현면 전중마을에 방치되던 토양개량제

시는 친환경 농업기반 조성 차원에서 토양개량제 규산질을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 지난해 15억8천만원에 이어 올해는 16억8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그러나 군산 관내 일부 지역에서는 농가에 보급된 상당량의 토양개량제가 1년이 지나도록 살포되지 않고 농로나 마을 입구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혈세 낭비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회현면 대정리 전중마을 입구에는 다량의 토양개량제가 깔판에 겹겹이 쌓여 오랜 기간 방치돼오다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치워졌다. 

특히, 높게 쌓인 채 방치되고 있는 토양개량제는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처럼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오가는 학생들이나 주민들의 안전사고 우려가 지속 제기돼왔다.

회현면 증석리 역시 농로 주변 곳곳에 수백 포대의 토양개량제가 쌓여 방치되고 있었으며, 상당수 포대는 비와 바람 등으로 비닐 포대가 찢겨져 휘날리거나 내용물이 시멘트 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어 사실상 사용 자체가 쉽지 않은 상태로 방치돼 있다.

토양개량제 한 포대당 구입 예산이 2600원인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시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

회현면 증석리 일대 농로에 방치되고 있는 토양개량제

이처럼 토양개량제가 살포되지 않고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은 무상공급이 이뤄지는 탓에 일부 농민들이 적기 살포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도 원인이지만, 공급만 해놓고 제대로 살포하는지 사후관리를 외면하는 군산시의 무관심 행정도 주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업인 K모 씨는 “토양개량을 위해 무상으로 규산질을 지원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상당량의 규산질이 적기에 뿌려지지 않고 딱딱하게 굳어져 있어 사용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다면 농업인과 군산시 모두가 반성할 일이다”면서 “농업인 관심 제고와 행정기관의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농정과 관계자는 “이모작 농가에서 기상악화로 제때 뿌리지 못하면서 유달리 회현면 지역에 살포되지 않은 토양개량제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올봄 영농기 이전에 살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