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통합이 확실한 통합비전 부재와 지원기관 상호간의 이견으로 인해 난항이 예상된다.

군산시와 농협 등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 정책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군산지역 옥구, 회현, 대야농협 미곡종합처리장 3개소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진지 농협 미곡처리장 견학을 비롯해 농협시지부 주관으로 통합설명회 및 각 농협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실무협의회 등을 개최했으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는 통합 미곡종합처리장 운영자금 지원 등 정부의 인센티브가 통합 대상 농협에게 충분한 동기부여를 못하는 데다 통합 대상 농협 상호간의 다양한 시각차, 통합을 주도해야 할 기관간의 입장차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통합 대상 일선 농협들이 RPC 통합에 따른 농협경쟁력 강화 확신을 갖지 못하는 데다 자칫 RPC통합이 지역농협 합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선 농협의 불안감 역시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군산 각 농협별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쌀 브랜드 통합과 쌀 판로확보 등 폭폭넓은 선제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RPC 통합 자체가 오히려 득보다 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일선 농협과 조합원들의 통합에 대한 하향평준화 우려시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통합 추진 방안을 놓고도 군산시는 반대 농협을 배제 한 채 찬성 내지는 관망하는 농협과 비 RPC농협 4개에 대해 우선 통합 입장인 반면에 농협중앙회는 3개 RPC와 비 RPC 농협 을 한꺼번에 통합해야 한다는 등 다소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정부의 RPC 통합정책이 일선 농협에 확실한 비전을 심어주지 못하는데다, 통합 지원 기관 조차 온도차를 드러내면서 군산지역 농협들의 통합 의지 역시 제각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군산시가 지난달 통합 관련 의견을 수렴한 결과 통합대상 3개 농협 RPC 가운데 A농협은 적극 찬성, B농협은 반대, C농협은 관망 입장을 회신하는 등 조합별로 제각각이었다.

찬성 조합 역시 통합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농협 관계자는 “각 농협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부 정책으로 RPC통합을 추진하다보니 사실상 드러내놓고 반대하지 못하는 것일 뿐 군산 여건과 불확실한 통합 비전 등을 고려하면 누구든 통합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못할 상황”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다른 농협 관계자는 “현재 군산지역 통합 대상 RPC는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통합 공감대가 약한 것이 사실이다”면서 “통합에 따른 획기적 지원책이나 통합만이 살길이라는 비전을 심어주지 못할 경우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반대하는 RPC를 배제하고 찬성하는 조합 등을 선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는 있으나 이또한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조만간 농협중앙회 시지부와 만나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논의한 후 방향을 설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