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종합)   9월12일 16시24분 기사제공 


 직도사격장 현대화를 둘러싼 시민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12일 군산시청에서 지역현안사업 설명회를 갖고 구체적 지원사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책 발표에 대해 그동안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여온 군산발전비상대책위를 비롯한 각계 시민들은 알맹이 없는 사탕발림에 불과하다며 강력 반발, 향후 직도논란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런가하면 일각에서는 사실상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을 놓고 정부와 줄다리기를 할 경우 자칫 대정부 갈등만을 남긴채 결실없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큰 만큼 이쯤에서 수용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정부와의 협조체계를 더욱 돈독히 해나가야 한다는 실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유종상 국무조정실 기획차장을 비롯한 건설교통부, 문화관광부, 산업자원부, 해양수산부, 행정자치부, 국방부 등 정부부처 관계자와 문동신 시장을 비롯한 군산지역 종교계, 교육계, 시민단체, 경제계 인사 등이 참석해 열린 이날 설명회는 '군산발전을 위한 지역현안사업설명회' 명칭으로 1시간 40여분동안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정부측 유종상 국무조정실 기획차장은 사격장으로 인한 어민피해 지원과 새만금사업을 연계한 지역지원 원칙에 입각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군산시가 건의한 14개 사업 가운데 7개 사업을 지원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군산발전 현안사업 설명회 장면

 정부가 밝힌 지원책은 ▶바다목장화사업 500억원(국비와 도비 각각 50:50, 사실상 250억원지원) ▶어족자원보호사업 35억원▶고군산 관광도로개설사업 1320억원 ▶ 비응도 군부대 이전 75억원 ▶ 근대문화역사관 건립사업 790억원(국비와 지방비 50:50, 사실상 237억원 지원) ▶ 옥구소도읍 육성사업 200억원(국비와 지방비 50:50, 사실상 100억원 지원) ▶ 자동차 핵심부품 및 산업기술 기반구축사업 280억원 등이다.

 잠정적인 지원금액은 국비만 포함할 경우 7개 사업에 2300억원 가량이다.
 
 군산시는 당초 14개 사업에 2조3천억원 가량을 지원 건의했으나, 나머지 군산경제자유구역지정, 원자력의학원 서남권 분원건립, 군산신에너지개발센터 건립, 한전지중화사업, 군장산단 발전소부지 무상양여, 자연재해위험지구 해소사업, 항공우주연구원 항공부분 실증단지 유치 등 7개사업은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지원사업 및 이날 설명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부 관계자 지원책 발표

 유종상 국조실 기획차장은 군산시가 요구한 사업의 상당수는 지방에서 해결해야할 사업이거나 예비타당성 조사 등의 타당성 검토가 요구되는 것이지만 균형발전 차원에서 고심 끝에 지원사업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다목장화사업은 옥도면과 부안 등 전북에서 2개소가 지정됐지만, 시의 건의를 받아들여 2007년부터 5년동안 추가지원키로 결정함은 물론 타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국비와 지방비 비율을 5:5로 하겠다고 못박았다.

 어족자원 보호사업은 직도 인근해역의 대체어장 발굴 일환으로 옥도면 해역에 국비 35억원을 들여 2007년부터 5년동안 인공어초와 종묘방류사업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방조제∼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 등 11㎞를 연결하는 고군산군도 연결도로사업의 경우 현재 타당성이 없지만 앞으로 국가가 지원하는 지방도 사업으로 분류해 어떻게든 지원할 것이며, 우선적으로 대통령령인 국가지원지방도 지정령에 이 사업을 포함하고, 내년엔 설계비가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응도 군부대 이전사업은 국가안보상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지만 새만금방조제 및 비응항 개발사업 등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전토록 할 것이며, 이전후 부지를 무상양여하는 문제는 법적 테두리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립 근대역사문화관 건립은 군산시의 추진 규모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장미동 일원에 근대 역사문화전시관과 해양과학관 등의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정부가 총 사업비의 30% 선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옥구 소도읍 육성사업은 2008년도에 꼭 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을 하겠지만, 현재 군산시의 지원 규모는 1760억여원으로 너무 크기 때문에 국비 100억원을 향후 4년동안 나누어 지원하겠다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소룡동에 유치 추진중인 자동차핵심부품 및 산업기술기반 구축사업은 자동차 부품산업의 집적화를 통해 기반업체의 생산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것인 만큼 2007년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차장은 이상의 지원책 발표는 정부 관계장관들이 숙고 끝에 내린 최선의 결정이라며 시민들의 폭넓은 이해를 구했다. 

국무조정실 유종상 차장이 현안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설명회 참석 각계 관계자 반응
 
 최연성 군산대 교수이자 군산발전비상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정부의 이날 지원책 발표에 대해 한마디로 심히 실망스럽다고 일축했다.

 특히 직도 현대화시설이 오히려 어민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직도논란에 대한 근본적 접근 방식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바다목장사업과 옥구소도읍 육성사업은 이미 군산시의 역량 부족으로 탈락된 것인데도 이들 사업을 지원책에 포함한 것은 끼워맞추기식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구체적으로 어족자원 보호사업의 경우 35년간 야기된 어민피해를 정부가 35억원으로 보상하려는 것과 상당수 지원사업을 전액 국비가 아닌 지방비까지 포함하는 것은 사실상 정부가 어물쩡 시간벌기를 통한 직도 위스설치를 강행하려는 의도라고 쐐기를 박았다.

 최교수는 이와함께 정부가 35년동안 직도사격장을 불법 사용해온 책임을 묻기 위해 향후 어민, 비대위, 대책위가 공동으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밝혔다.
 
 문원익 군산교육장 역시 정부의 지원책 발표에 대해 과연 시민정서가 어떻게 변할지 우려스럽다며, 정부는 마치 군산시민이 국가안보를 담보로 큰 이익을 보려는 듯한 곱지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데 이또한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문 교육장은 이어 가뜩이나 재정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대형 사업에 대해 지방비를 부담토록 한 것은 사실상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앞으로 이러한 설명회를 더 개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은적사 성우 스님은 직도문제는 정부의 절차상 문제가 많은 만큼 방폐장처럼 주민투표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해줄 것을, 박선행 여성단체협의회장은 참여정부에 보낸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군산에 해준 것이 무엇인지 의아스럽다며 정부의 지원책이 크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엄대우 민주당 군산운영위원장은 군산은 직도와 방폐장 후속지원책 모두 걸려있는 지역인데 정부가 자꾸 타지역과의 형평성만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정부의 접근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엄위원장은 이와함께 국가안보에 관한 사업인 만큼 정부의 지원책을 듣고 전향적 검토를 하려 했지만 너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13일째 단식농성중인 이만수 군산비대위 상임의장은 시장이 요구한 사업은 전액 국비지원을 희망한 것인데도 국비와 지방비 부담을 언급한 것은 사업추진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 전제한후 한미 정상회담이 코앞인데 왜 정부에서 사탕발림으로 일관하냐며 더 이상 시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강력 항의했다.

 문동신 시장, 정부측에 공개질의

문동신 시장은 ▶정부가 직도를 매향리 대체사격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만큼 그에 대한 입증자료를 제시하고▶ 미군의 폭격시간 추가요구시 군의 대처방안▶ 위스 설치이후 폭격의 규모와 시간이 감소할 것이라는 근거▶ 소음 및 진동 등의 폭격피해 실측장비 설치할 용의▶ 직도현대화 사업이 새만금관광사업과 고군산 관광지 조성에 피해없다는 정부측의 근거▶ 말도 명도  방축도 외에 고군산 지역 어민들의 간접적인 피해보상 여부▶ 향후 위스 설치시 민관군 합동 약속이행 여부 검증 기구 구성 여부 등 7개항에 대한 군당국의 공개 답변을 요구했다.

 문시장은 이와함께 군산시가 지원사업으로 요청한 사업 외에 새만금 내부이용계획 및 투　별법 제정, 군장대교 및 연안도로 개설사업 지원, 말도 명도 방축도 어민들의 직접 피해보상 및 기 외 지역 어민들의 간접 피해보상 방안 등에 정부의 관심을 당부했다.

직도사격장 향후 전망

 일단 정부의 지원책 발표에 기대를 걸었던 군산지역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각계는 한마디로 실망스럽다는게 한결같은 반응이다.

 직도사격장 폐쇄를 주장하고 있는 군산 대책위는 정부의 알맹이 없는 지원책 발표 이후 직도사격장 반대여론이 더욱 급물살을 타고, 조건부 찬성을 주장해온 단체들과도 상당부분 연대감이 형성, 보다 일원화된 반대운동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군산시가 끝내 WISS 설치를 불허할 경우에도 비록 사안은 절박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군산시와 협조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당초 산림청으로의 관리전환을 통한 강행방침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군산시는 일단 문시장이 국방부에 공개질의한 사안에 대한 답변이 도착하면 시의회와 시민여론을 폭넓게 수렴한후 산지전용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직도 사격장 문제에 대한 사실상의 대안이 없음을 들어 정부의 이날 지원책을 수용할 수 밖에 없지 않냐는 일각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군산지역은 앞으로 반대론과 수용론이 공존하면서 새로운 갈등 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문동신 시장은 새만금특별법 및 내부토지이용계획 등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당부, 국가안보인 직도사격장 문제에 대한 찬성의중을 정리한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