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도사격장 현대화를 놓고 군산지역 여론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직도사격장 자동채점장비 설치 추진에 대한 불만여론은 물론 평행선을 달리는 시민들과 정부의 여전한 견해차가 공식 확인됐다.
 
 특히 국가안보를 위해 직도사격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전북도와 군산시가 지역 현안사업을 건의할게 아니라 오히려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가 군산시에 어떠한 현안사업을 지원할 것인지 민심을 파악하는 등의 적극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직도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29일 청소년수련원서 열렸다.

▲윤우 공군본부 작전훈련차장(사격장 설명)

 윤우 공군본부 작전훈련차장은 직도사격장 설명회를 통해 직도에 자동채점 장비가 설치되면 사격고도 변경 등으로 소음이 줄어들고, 연습탄과 소형 실무장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폭음을 줄일 수 있으며, 통제구역 축소로 인해 오히려 어업활동 범위가 확대된다고 밝혔다.

윤우 공군본부 작전훈련차장이 직도 사격장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고석강 군산시의회 부의장

 첫 토론자로 나선 고석강 군산시의회 부의장은 국방부가 지난 16일 산지전용허가를 군산시에 신청한 후, 곧바로 군산시가 허가를 해주지 않을 경우 직도소유권을 산림청으로 이관해 자동채점장비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과연 이것이 적법한지, 지금도 국방부의 이러한 입장에 변함이 없는지를 국방부 관계자에게 물었다.

 고 부의장은 이어 국방부의 이러한 밀어붙이기식 추진은 국가안보를 담보로 시민의사를 무시하는 처사고, 나아가 군사독재시절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이후 생기는 모든 책임은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에 있다고 천명했다.

 특히 군산시의회는 4대의회 당시 채택한 직도사격장 반대 성명서와 최근 의장단 회의에서 확인한 것처럼 직도사격장 현대화사업 추진에 강력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만일에 직도사격장이 새만금사업과 고군산 관광개발사업에 악영향을 준다면 국방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만수 군산발전비상대책협의회장

 이만수 비대위 의장은 12만 여명의 서명록을 국방부가 아닌 국무총리실에 제출한 것은 직도문제가 복합민원인데다 부정적인 민심수습을 위해 정부차원의 답변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정부는 묵묵부답이라며 이러한 정부의 모습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특히 직도문제는 방폐장 후속 지원사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도 정부는 후속 지원책이 전무하다며, 직도 현대화사업이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정부는 지금이라도 직도사격장 문제를 국책사업으로 지정해 시민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직도 문제는 반드시 군산시민의 동의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곽병선 집행위원장은 직도사격장은 매향리 대체사격장이 틀림없는데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제한후 국방부가 산림청 관리전환 추진을 운운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정부는 직도사격장 추진에 앞서 직도사격장을 언제까지 사용할 것인지, 사격훈련량은 어느 정도인지 등 미군과의 협의내용을 공개한후 시민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성식 군산수협장

 직도 인근은 해초가 무성해 많은 어종의 산란장소로 이용되고 있는데 어민들은 지난 35년여동안 무수히 많은 피해를 보면서도 당시 특수한 시대상황 때문에 불평한마디 못하고 지내왔다며 어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지원책 마련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조합장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군산시와 어민들에게 도움되는 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구 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

 직도는 지난 35년동안 실무장 사격장으로 활용됐지만 훈련과 환경피해에 대한 정보공개는 전무하다며 이처럼 기본적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환경문제를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특히 매향리 사격장 환경조사에 따르면 사격장 인근에 납과 카드뮴 오염도가 심각하게 나타났다며 국방부는 나몰라라 방관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정부와 자치단체, 시민단체가 공동 참여하는 환경오염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교수는 이어 정부는 지금까지 직도사격장을 강요했기 때문에 앞으로 군산시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이는 과거 군사독재시절의 얘기인 만큼 이제는 정부가 생각을 바꿔 오히려 군산시에 무엇을 보상해줄 것인지를 적극 파악하는 등의 태도변화가 시급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우 공군본부 작전훈련차장(답변)

 윤 차장은 직도를 불법 편법으로 사용해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방부 차원에서 법률적 검토를 한 결과 불법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으며, 앞으로 어로작업에 대한 보상은 대화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보상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소음측정에 대해서는 주민과 시민단체 공동으로 시행할 용의가 있으며, 산림청으로 소유권을 이전해 강행하기보다는 시민동의를 얻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분위기

 이날 토론회는 직도사격장에 대한 첫 토론의 장이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으나 사실상 토론성격이 아닌 한 명의 국방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마치 청문회를 여는 듯한 분위기였다는 평가를 낳았다.

 특히 직도 문제에 대해 군산시가 총리실 차원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총리실 등 종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기회가 전무, 사실상 반쪽 토론회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직도가 매향리의 대체지 여부, 새만금 관광지와의 피해여부, 산림청 소유권 이전을 통한 강행 여부 등에 대한 접근을 통해 국방부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또 시민동의 노력 및 정보공개 등 군당국의 원론적 방침을 확인하는 데 머물렀다.
 
 이에따라 앞으로 토론회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무총리실 등 정부 관계자가 참석해 정부차원의 직도해법을 제시하는 등 실질적 접근방법을 모색함은 물론 토론회 장소 역시 다수 시민 참석이 용이한 곳을 선택하는 등의 개선책 마련을 과제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