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발견당시의 농민야학 안채 모습

2024년 2월 한 칸이 붕되된 농민야학 안채 모습

옥구농민항일항쟁이 25일 97주년을 맞은 가운데 서수면 소재 항쟁의 산실인 장태성의 ‘농민야학 안채’가 관리미흡으로 멸실 위기에 놓여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농민야학 안채 4칸 건물 중 첫째 칸이 붕괴되고 나머지 칸도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긴급한 보존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27년 11월 25일 발생한 옥구농민항일항쟁은 인권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500여 명의 농민들이 일어서 일제 경찰의 불법과 일본인 농장의 무도함에 저항했던 항쟁으로 1920년대를 대표하는 농민항쟁이자 3.5만세 운동과 더불어 군산 시민정신의 뿌리가 되는 역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

국립군산대 역사학과는 지난 해 군산역사문화연구소와 함께 옥구농민항일항쟁 100주년을 준비하며 항쟁 유적지를 확인 과정에서 농민항쟁의 산실인 장태성의 농민야학터와 그 안채 건물을 서수면에서 발견했다.

특히, 안채 건물에서는 일제가 전북지역에 대규모 농장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자행한 재산 강탈을 생생히 증언하는 중요한 공문서도 찾아냈다. 

일본인 농장주가 수 차례나 이 집에 쳐들어와 협박하며 생명을 위협했으나 주인이었던 선비 이용휴가 당당히 맞서며 고소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용휴의 후손들은 이 집의 서당채를 농민조합 대표인 장태성이 농민야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군산대 역사학과는 농민야학 안채의 보호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적극 알려왔으나 건물의 훼손 상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군산시를 비롯한 지역사회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역사학과 학생들은 군산의 소중한 문화유산 멸실을 막을 방안으로 오는 2027년 옥구농민항일항쟁 100주년을 앞두고 군산시가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장태성 농민야학터와 안채를 농민항쟁 기념관 및 체험학습관으로 건립할 것을 제안하고 있어 주목된다.

군산대 역사학과 관계자는 “군산의 자긍심인 옥구농민항일항쟁으로 34명의 국가유공자가 나왔으나 군산에는 전문 박물관이나 기념관, 지정 문화재가 없어 안타깝다”며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항쟁 기념관 등을 건립하기 위한 지역사회 공감대 확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농민야학 안채 주변에는 항쟁에 참여한 주요 인물들의 가옥이 있고, 농민야학이 위치한 용전마을은 우리 문화의 흔적을 간직한 문화유산의 저수지와 같은 곳인 만큼 군산시가 농민야학 안채를 기념관으로 만든다면 귀중한 역사 유산 보존은 물론 역사문화 콘텐츠를 통한 교육활동, 체험활동으로 군산시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의 문화관광도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