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전국 최초로 ‘노후 소규모 공동주택 통합관리사무소’ 운영 방침을 밝히는 등 노후주택 생활환경 개선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지역 내 상당수 노후 연립주택에서는 오수배출시설과 하수관로가 연결되지 않아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경암동 등 해당지역 주민들은 군산시가 인근 단독주택에 대해서는 개별 정화조와 하수관로 연결공사를 완료했으나, 정작 세대수가 많은 노후 연립주택은 자체오수처리시설이 제 기능을 상실해 하수관 연결공사가 시급한데도 관심을 갖지 않은 채 ‘나 몰라라’ 외면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경암동 D연립에 살고 있는 주민 A씨는 “지난 2017년 군산시에서 경암동 일원 정화조 하수관 연결공사를 시행 할 당시 단독주택까지 작업을 완료했으나 다수 세대가 입주한 연립주택은 제외했다”며 “군산시 행정이 공평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단독주택 주민들과 빈곤층이 모여 사는 다세대 주택 주민을 차별하는 것이 과연 군산시 행정이냐?”며 “군산시민으로서 납부해야 할 세금은 다 내는 데 왜 기본적인 생활환경은 차별 받아야 하는 지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D연립주택처럼 오수처리 기능을 못하는 개별 정화조와 하수관로를 연결하지 않은 연립 주택이 경암동을 비롯해 조촌동, 경장동 지역에 유달리 많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해당 주택 주민들은 별도의 정화조 처리비용 부담은 물론, 정화조 청소 때에는 악취에 시달리는 등의 생활불편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그렇다면, 군산시는 인근 단독주택까지 정화조와 하수관 연결공사를 시행하면서 왜 세대수가 많은 연립주택은 배수설비 공사에서 제외한 것일까?

일단, 단독주택과 달리 연립주택의 경우 자체적으로 오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군산지역에서 문제시되는 연립주택들은 관리주체 불분명 및 오수처리시설 자체가 노후 되어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군산시가 사전 충분한 실태조사 및 여론수렴을 거쳐 대안을 모색했어야 하는 데 그렇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연립주택에서 배출되는 오수를 하수관로와 연결하는 사업은 국비지원이 불가하기 때문에 시비 부담이 매우 커 현재로선 예산 부족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문제로 인해 고층 아파트, 연립주택, 학교 등은 원칙적으로 정화조와 하수관 연결공사에서 배제하고 있다”며 “경암동 등 해당 지역의 경우 집 앞까지는 오수 맨홀 설치공사가 완료된 만큼 수용가 등에서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군산시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주민들은 “그렇다면 단독주택은 되고, 다세대 연립주택은 안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행정이 현실을 외면한 채 소극적, 경직된 잣대만 들이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군산시는 금암분구 및 중앙분구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소규모 연립주택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상황에 따라 경암동 등 미연결지역과의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군산시는 30년 이상 경과된 소규모 공동주택에서 관리사무소 부재로 인한 입주민 갈등과 노후 시설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소규모 주택을 통합 관리하는 사무소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 주민들은 통합관리사무소 신설은 노후 소규모 주택의 효율적인 관리 및 주민 생활불편 해소를 위한 강임준 시장의 의지인 만큼 연립 주택의 오수를 하수관로와 연결하는 공사를 최우선 시행하는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