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1월 가동이 중단되며 10년 넘게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개정면 발산의 일양약품 공장부지 활용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단초를 제공한 것은 김영일 군산시의원. 몇 년 전부터 일양약품 공장의 활용을 촉구해오던 김 의원은 지난달 13일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일양약품 군산공장 부지를 활용한 시립미술관 건립을 제안했다. 그간에는 종합스포츠타운, 행정타운 등이 거론되었었다.

넓은 부지와 튼튼하게 보존돼 있는 건물 등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공간 예술, 교육 및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서 차별성과 역사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

또한 공장부지 인근 관광지 등을 연계 관광코스로 개발하고 원도심 일대로 한정된 군산근대역사관광을 확대하는 한편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닌 머무를 수 있는 관광지로 확장시켜나갈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공장부지 가까이에는 발산초등학교 내에 있는 일본인 대지주의 대형금고와 일본인 농장주가 완주에서 침탈해온 발산5층석탑 등 보물, 최호장군 유적지가 있으며 이영춘 가옥, 대야역사, 대야시장 인근 옛날주조장 및 방앗간, 광법사 주변 편백나무 치유숲, 임피역사 등의 관광자원이 있다.

현재 대야면은 농축산부에서 공모하는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을 대비해 준비 중에 있으며 앞으로 군장산단인입철도가 완성되면 철도를 이용한 관광도 활성화할 수 있다.

이처럼 동부권 관광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 확실한 테마가 있는 군산미술관은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

게다가 최근 전라북도 최초 미술관인 군산의 정미술관이 폐관하고 원도심 일대에 미술관이 두 곳이 생기긴 했지만 전시 공간이 그리 크지 않다. 이는 군산예술의전당 전시실도 마찬가지로 2∼300점 정도의 대규모 전시의 경우 작품 발표에 제약을 받고 있다.

다만 문제는 공장부지 매입을 위한 예산확보이다. 부지가 약 2만 여㎡(약 6,500평)에 달해 한때 매매가가 50억 원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모 시의원은 일양약품 본사에 찾아가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까지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미술관 건립을 제안했던 김 의원은 “만약 시에서 매입을 한다면 감정가를 산출해봐야 할 것이고 옛 군산시청사 계약처럼 2~3년에 걸쳐서 매입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문화관광부에서 공모하는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양약품 군산공장에는 일부 기계와 벙커씨유 등이 남아 있으며 우범지대화를 우려해 관리인 2명이 교대로 24시간 경계를 서고 있다.

가뜩이나 예산이 부족한 군산시가 자꾸 건물 사들이기에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의견과 사유지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들이 제기되는 가운데 군산시가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