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8월 도입된 재래시장 상품권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용두사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래시장 상품권은 각종 대형마트 입점과 지역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 영세 상인들을 위해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의욕차게 도입됐지만 현재는 시민과 상인 모두가 불편함을 호소하며 실효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군산의 경우 지난달 말까지 군장새마을금고를 통해 판매된 1만원권, 5천원권 상품권 금액은 총 9천62만5000원으로 이중 회수금액은 5천882만5000원으로 회수율이 6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율이 저조한 것은 사실상 대부분 구매자가 상품권 구입 이후 사용 어려움을 이유로 활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판매 역시 지난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제일건설과 페이퍼코리아, (주)동우 등이 대량 구입을 통해 7000여만원 성과를 올렸지만 이후 3개월 동안에는 2천여만원 밖에 판매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도입 초기 반짝 특수 이후 구매효과가 시들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재래시장 상품권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은 재래시장 특성상 일부 상인들은 교환에 대한 불편과 현금거래를 선호하고 있으며, 소비자 또한 가맹점이 다양하지 못하다 보니 정작 상품을 사고도 현금을 지불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여기에 지역 재래상권을 외면하는 기업체들의 푸대접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제일건설, 페이퍼코리아, (주)동우는 대량 구입을 통해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체로서 모범을 보여 왔지만 올해의 경우에는 설 명절이 불과 보름앞으로 다가왔지만 상품권 구입 의사를 밝혀 온 기업체는 지금까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재래시장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는 타 지역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실예로 포항제철소의 경우 지난달 설 대목을 앞두고 죽도시장상인연합회가 발행한 ‘죽도시장 사랑권’ 6억7660만원 상당을 구매했고, 이는 상인연합회가 설 상품권으로 발행한 액면가 8억원의 85%에 해당하는 것으로 상인들이 모처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지만 재래시장 상품권이 인기를 얻지 못하는 군산의 경우 재래시장 상품권 거점 금고인 군장새마을금고에서조차 설을 앞두고 상품권 추가 발행 계획은 없으며 더욱이 잔여 물량이 1만원권은 1천900만원, 5천원권 3천만원이나 남아 있는 상태다.
공설시장 한 상인은 “상품권을 받으면 금고에 가서 건네야지 그런다고 바로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통장에 입금하니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상인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푸념했다.
선양동에 사는 정모(43)주부는 “얼마전 선물을 받은 상품권으로 의류를 구입하러 갔지만 가맹점이 아니라고 해서 낭패를 볼 뻔 했다”며 “말로만 재래시장 활성화를 외칠게 아니라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상인들의 동참을 유도하는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설 명절을 앞두고 대형마트 개장에만 신경쓰기보다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품권 구매 촉진 및 재래시장 환경개선에 시와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된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