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2개 선석이 완공되는 새만금 신항만 운영방식을 놓고 군산시와 김제시의 의견이 상충되는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가 지나친 눈치보기식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안에 새만금신항만을 무역항으로 지정해야, 군산항과 원 포트 항만 운영방식을 주장하는 군산시의 입장, 신규 항만 지정을 통한 군산항과의 별도 운영을 주장하는 김제시 입장이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항만 운영방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관련 규정에 따라 이에 대한 전북도의 의견을 요청했고, 전북도는 지난 7월 3일과 10일 전문가 자문위원단 회의 등을 거쳐 ‘새만금 신항만의 2026년 개장을 위해 무역항 지정은 필수이며, 법적지위 부여는 국가관리무역항으로 검토 요청’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8월 해수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북도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자문위원단 회의를 통해 모아진 의견을 해수부에 전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산시의회 김영일 의원은 14일 제268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새만금신항이 군산항인지, 김제항인지 전북도지사의 분명한 입장 제시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전북도가 ‘새만금신항을 군산항 소속 하위항만으로 지정하여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자문위원단의 의견을 해수부에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새만금신항을 무역항으로 조속히 지정 필요하다는 내용의 입장만을 해수부에 전달했다”며 “도대체 전북도지사는 언제까지 새만금사업에 사활을 걸어온 군산시민을 무시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특히, “군산시와 시의회 역시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의 원포트 무역항 지정과 관할권 사수에 적극 나서 시민들이 공감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말로만 대응하는 게 아니라 앞장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대로라면 군산시와 김제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새만금신항만 운영방식에 대해 전북도가 전문가 자문위원단까지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도, 그 결과를 해수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논란은 물론, ‘새만금신항의 국가무역항 지정’이라는 원론적 의견만을 전북도 입장으로 해수부에 전달한 것이 돼 전문가 자문위 구성에 대한 ‘무용론’ 지적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16일 군산미래신문과의 통화에서 “일각에서는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자문 결과를 놓고 ‘새만금신항을 군산항의 하위 항만으로 지정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고, ‘몇 대 몇’ 구체적인 수치까지 나도는 상황이다”며 “이로 인해 전문가 자문위원회 구성 취지가 빛바래고, 전북자치도가 군산과 김제의 갈등 상황에서 소신 없이 눈치보기에 급급한 태도를 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고 지적했다.
또한, “군산시민들의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자문위원단의 자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김관영 지사 역시 새만금신항만 운영방식에 대한 두루뭉술한 태도에서 벗어나 군산항인지, 김제항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16일 오후 ‘군산시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심의 과정에서 강임준 군산시장을 출석시켜 새만금 신항만 운영방식 및 새만금관할권 현안에 대한 군산시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군산시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전북도가 지난 8월 말 새만금신항만의 조속한 무역항 지정이 필요하다는 중립적 입장을 해수부에 전달한 것으로 시의회를 통해 알려진 가운데 앞으로 군산시와 김제시의 핵심 갈등인 새만금신항만 원포트 또는 별도항만 운영방식 결정 결과가 사실상 중앙에서 군산 정치권의 정치력 및 역량을 판가름하는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