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난개발 방지 및 계획적 개발을 위해 지곡동 지역을 기반시설부담구역으로 지정한 가운데 건축행위자에게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부담시키는 내용을 담은 관련 조례안이 시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강임준 시장 출석 문제가 불거지면서 의회와 집행부간 미묘한 갈등 기류가 형성됐다.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25일 건축행위자가 납부하는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군산시가 제안한 ‘군산시 기반시설부담구역 특별회계 설치 및 운용조례안’을 부결 처리했다.

이 조례안은 지곡동 일대와 같이 제한이 완화되거나 해제되어 개발행위가 집중되는 지역을 기반시설부담구역으로 지정해 건축행위자가 납부하는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특별회계를 설치하는 내용이 골자다.

군산시는 지난 2월 지정했던 지곡동 65-10번지 일원 49만 6650㎡의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을 6개월 여만인 8월 5일 해제한 후 이 일대를 기반시설부담구역으로 지정한 상태이다.

지곡동 기반시설부담구역 내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설치비용은 향후 10년간 351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건위는 이날 심의에서 지곡동 내 개설 예정인 도로 폭이 최대 20m, 최소 8~12m로 비좁게 계획된 것을 지적하고 시민편의와 미래지향적인 도시발전을 위해 도로 폭 확대 반영을 강력히 요구했다.

군산시 관련 부서 역시 의원들의 이러한 지적을 수용하고 향후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의원들이 앞으로 집행부의 실천의지를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 강임준 군산시장의 상임위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으면서 의원들 사이에서 관련 조례안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 결국 부결됐다.

나종대 경제건설위원장은 “도로와 같은 기반시설은 한번 개설하면 사실상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만큼 쾌적한 도시개발을 위해 의원들이 도로 확장 및 보다 책임있는 고위 관계자인 시장의 출석을 요구했는데, 이뤄지지 않아 의회의 보다 확고한 뜻을 전달하기 위해 관련 조례안을 부결처리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집행부 및 의회 일각에서는 “그동안 일부 국과장들이 의회에서 책임있는 답변보다는 순간모면 식 임기응변으로 일관 후 나중에 나몰라라 하는 통에 시의원들의 집행부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시의회가 중요사안에 대해 시장 등 고위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려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집행부 국장과 과장의 의견을 속기록에 담으면 그 자체만으로 공신력이 있는데도 굳이 시장 출석요구를 하는 것은 집행부 길들이기 아니냐”는 상반된 시각이 대두되기도 했다.

한편, 군산시의회는 26일 오후 1시 전체 의원총회를 가진 가운데 강임준 시장은 시의회를 방문해 “해당 사안이 시장 출석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공식 사과 입장을 전달했다.

강 시장은 “본인도 과거 도의원 활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절대 시의회를 무시하거나 경시하지 않았다”라며, “다만, 시장 출석이 필요한 사안인지를 판단했고, 시장 출석 절차도 이행되지 않아 부득이 출석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시장이 결재권자이지만 모든 일은 절차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과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들의 대의기관인 시의회와 더욱 소통과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임준 시장의 공식 사과를 시의회가 받아들이면서 중단했던 임시회 일정이 재개됨에 따라 강시장과 시의회의 갈등 기류는 일단락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