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 제8대 의회가 집행부서인 군산시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못한 채 오히려 집행부 중심의 의정활동이었다는, 의회입장에서 다소 뼈아픈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제9대 시의회의 변화 조짐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선 의원을 역임한 신영자 전 시의원은 지난 6월 8대 의회 마지막 임시회 신상발언을 통해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대다수를 차지하다보니 군산시 행정을 제대로 감시, 견제, 비판하기는커녕 시 행정에 부화뇌동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며 시의회가 제구실을 못했다고 스스로를 비판하고 자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군산시의회 김영일 의장 역시 이달 초 개원사를 통해 “단호한 견제와 대안을 제시하는 힘 있는 의회를 만들겠다”며 “시민 권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고, 적절한 비판과 견제를 통해 집행부가 올바르게 시정을 추진하도록 동료의원들과 힘과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의기관인 군산시의회가 앞으로 집행부의 각종 현안에 대해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짚을 것은 반드시 냉철하게 짚어내는 등 견제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실제로, 시의회는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제248회 임시회기 중 현안업무 간담회와 업무보고를 통해 집행부의 미숙한 행정을 강도 높게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월명산 전망대 사업 관련해서는 수차례 사업계획 변경을 거듭한 끝에, 결국 당초 48m로 추진했던 전망대 높이를 39.2m로 10m 가량 낮춰 추진하는 것에 대해 사업성 결여 및 집행부의 일관성 결여 등을 지적한 후 랜드마크로 건립하겠다던 당초 사업 취지를 살릴 방안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곡동 개발제한구역 해제 방침에 대해서도 도시계획과가 지난해 말 의회 간담회 당시 3년간 개발행위제한지역 지정고시 방침을 설명해놓고 6개월 만에 해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 물으며, 지곡동 일대 개발로 인해 시민 휴식공간인 은파호수공원 일대의 교통난 등에 대한 대책 미흡 등을 지적했다.

40억원의 토지매입비를 들여 대야역 광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도 시의회는 철도 소관부처에서 해야 할 사업을 군산시가 앞서 추진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송곳질의 후 군산시의 관련 행정이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집행부 현안에 대한 시의회의 이러한 현미경식 지적은 집행부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온 지난 8대 의회 때와 확연한 온도차를 보이는 것으로 새롭게 달라진 의회의 대 집행부 관계설정이라는 점에서 집행부 공무원들의 긴장감도 감지된다.

군산시 모 과장은 “개원 후 첫 임시회여서인지는 모르지만 이번 회기중에 시의원들이 보여 준 발언수위나 질문 등을 종합해보면 예년과 상당 부분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집행부 차원에서도 더욱 꼼꼼하고 철저한 준비와 논리개발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수 의원들에 따르면 그동안 집행부 일부 부서 과장들의 경우 업무추진 미흡은 물론, 사무관이 소관 업무를 의회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거나, 논리적으로 현안업무 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후문이 무성했었다.

김영일 군산시의장은 “9대 시의회는 집행부의 각종 현안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하고 심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지역발전과 밀접한 현안에 대해서는 집행부 입장에 머물지 않고  시민들의 공감을 얻는데 의정활동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의회는 통과의례’라는 일부 집행부 공무원들의 느슨한 사고에 경종을 올리고, 군산발전을 위해 지원할 것은 과감히 지원하되, 집행부 국과장 조차 의원들을 이해시키지 못한 채 의욕만 앞세우거나 효과가 불분명한 사업 등은 의회 차원에서 냉철하게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군산경실련 이훤 집행위원장은 “군산발전을 위해서는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감시업무가 제 기능을 다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의지를 보이는 9대 군산시의회의 바람직한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개원초기에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작심삼일에 그치지 않도록 시의회의 지속적인 실천과 노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의 대 집행부 관계설정에 변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강임준 시장은 최근 공식 회의석상에서 “월명산 전망대, 지곡동개발, 대야역 광장 조성 등의 사업을 언급하며 군산시 각 부서의 보다 철저한 업무추진과 시의회에서 공직자로서의 소신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시의회와 집행부와의 달라질 관계설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