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는 당초 예결위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논란 끝에 1억 8700만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이 삭감되자 지난 8일 제 197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삭감 예산을 다시 살리는 수정안을 상정,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문제의 특별조정교부금은 군산시가 시비 부담 없이 지역별 현안을 해결하는 데 사용할 도비예산이라는 점에서 예결위 삭감에 대한 적정성 논란으로 비화되는가 하면, 또다른 일각에서는 이유야 어찌됐든 상임위 및 예결위 심의를 존중해온 의회 관행을 깨고 수정안을 상정하여 통과시킨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논란은 1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예결위를 비롯한 시의회 차원의 냉철한 자성과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는 커녕 오히려 예결위원 상호간 깊은 불신과 내홍으로 이어지면서 이번 사안은 차치하고라도 본예산 심의 등 앞으로 다가올 예결위 운영의 험로를 염려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군산시의회 역시 예결위 심의결과에 반하는 수정안을 본회의장에서 직권 상정해 통과시키는 시의회 사상 초유의 매끄럽지 못한 안건처리를 함으로써 상임위 활동 권한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뜻있는 다수 시민들은 이번 추경예산안 심의의 잘잘못을 들추며 의회가 더 이상의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예결위 심의에서부터 본회의장 수정안 상정에 이르기까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의회 차원의 각성과 자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논란의 이면에는 지난 7월 후반기 의장단 선거 후유증은 물론, 국민의당과 더민주당간의 주도권 다툼 등 정치적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회 안팎의 따가운 눈총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의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갈등을 봉합하고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은 뒷전인 채 아전인수격의 명분론에만 사로잡혀 의원들간 갈등을 떠넘기는데 급급해 민심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군산시의회 일부 예결위원들은 12일 추경예산안 통과와 관련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의장이 상임위와 예결위를 존중하기보다는 다수당의 수적 우위를 앞세운 다수결에 의한 독선적, 불통 의회 운영을 하고 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본회의장에서 수정안 의결에 동조한 유선우 예결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선우 예결위원장은 즉각 성명을 통해 “문제의 전북도 특별조정교부금은 초등학교 통학로 조성, 방범용 CCTV설치, 고지대 안전난간 설치 등 시민 안전과 밀접한 예산인데도 예결위 소속 일부 의원들이 예산을 삭감, 부득이 사업의 시급성에 다수 의원이 공감해 본회의장에서 삭감예산을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친 다수 의원들의 뜻을 몇몇 의원들이 횡포로 규정하는 성명을 낸 자체가 오히려 횡포로 여겨진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추경예산안 수정안 통과에 대한 시의회의 이러한 갈등은 일방의 주장만을 들으면 언뜻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의장단 선거이후 줄곧 대두된 시의회 내 주도권 다툼 등 일련의 정치적 상황을 따지고 보면 저마다 명분쌓기를 위한 소모적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민 김모 씨는 “지금 시민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번 추경예산안 수정안 통과 과정의 잘잘못을 논하기에 앞서 보다 규모가 큰 내년 본예산 심의 때 또다시 이러한 갈등이 재현돼 결국 업무를 추진해야 할 집행부의 발이 묶이고, 이로 인해 시민들만 손해보는 것이다”며  “시민 권익과 직결되지 않은 무의미한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고, 앞으로는 누가 보더라도 공감하고 명분있는 사안으로 생산적 논쟁을 벌이는 의회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의회가 지금의 갈등을 조기봉합하고 신뢰받는 시의회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박정희 의장을 구심점으로 한 의장단 등의 소통 및 화합의지, 일부 의원들의 대승적 차원의 화합 동참 등이 변수로 떠올라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