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급부상했던 기초의원 및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 폐지 문제가 최근 정치권의 미온적 대처로 또다시 시들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당원 투표를 통해 당론으로 확정 한 상태지만, 이후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새누리당은 아직도 정당공천 폐지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론 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정당공천 폐지를 활발히 논의해야 할 정치권 마저 국정원 국정조사 등 여야 강경대치 국면으로 인해 사실상 논의 자체가 중단된 채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지난달 28일 "정당공천폐지는 1차적으로 기초의원 선거에 한해 적용하고, 공천폐지에 따른 문제점이 최소화되고 순수한 주민자치정신과 지역발전에 부합할 경우에 한해 그 다음선거에서 2차로 기초단체장으로 확대 적용하자"며 단계적 공천폐지론을 주장해 정당공천 폐지 문제가 또다시 안개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군산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및 시의원 선거의 공천 폐지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역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만 당론으로 결정했을 뿐 정치권의 공천폐지 움직임이 사실상 소강상태 인데다 여야 당직자들 역시 주요 행사장에서 공천 폐지에 부정적 취지의 발언을 일삼고 있는 것을 볼 때 공천폐지는 사실상 힘들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모 군산시의원은 “정치개혁의 화두로 등장한 안철수 의원 마저 시의원 공천은 폐지, 기초단체장은 일단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상황에서 앞으로 여야 공천제 폐지 논의는 더욱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6월 군산지역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속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모 시의원 입지자는 “선거가 불과 10개월 남짓인데 공천 폐지 여부조차 불분명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답답한 지경이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공천폐지는 쉽지 않아 보이며, 설령 여론을 의식해 변화가 있다손 치더라도 기초의원 정도만 폐지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군산지역위 관계자는 “최근 공천폐지를 묻는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으나 ‘민주당만 당론으로 결정했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해줄 뿐 딱히 설명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정가는 정치권의 공천폐지 여부를 내년 군산시장 선거를 비롯한 지방선거 지형의 큰 변수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