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시의회에서 영동상가 주변에 300평 가량의 광장 조성을 골자로 한 새해 업무보고를 했다가 의원들의 집중적인 질문과 지적이 이어지자 보고서 자체가 잘못 작성됐다며 살며시 자세를 낮추는(?) 헤프닝이 연출됐다.
 
 군산시 도시계획과는 6일, 시의회 경제건설위 업무보고에서 원도심 상가이용자들에게 휴식공간 제공을 통한 상권 활성화를 위해 영동 일원 300여평에 광장을 조성, 토요상설음악회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특화거리 조성과 함께 광장조성 사업비로 도비와 시비 20억원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한경봉 의원은 300여평 가량의 광장이 조성되는 구체적인 위치가 어디인지를 물었으나, 시 관계자는 충분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

 이어 정회시간을 이용해 한 의원은 "군산시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300여평의 광장을 조성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주민들은 특정지역의 땅을 시에서 매입해 광장으로 조성해달라는 서명을 받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정작 군산시는 정확한 사업위치와 개요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흡한 업무처리를 질타했다.

 서동완 의원 역시, 20억여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막대한 사업인데도 주무 과에서 사업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뒤늦게 심각성을 인식한 도시계획과는 실무직원까지 동원해 세부적인 사업내용을 파악한 결과 해당 계획은 300여평의 광장을 신규 조성하는 사업이 아니라 구 경찰서 앞 교차로 상의 교통섬 일대를 정비하는 지극히 소규모 사업으로 확인됐다.

 일부 의원은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인근 상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300여평의 광장을 조성한다는 소식이 떠돌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서명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교차로 정비가 고작이었다며 군산시의 어설픈 행정을 꼬집었다.

 군산시 고위관계자 역시 300평 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이 아닌데도 업무보고를 광장조성으로 만든 것은 잘못됐다며 즉각 시정을 지시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광장조성 사업은 토지보상 등이 포함되지 않은 기존 구 경찰서 교통섬 일대 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라고 바로잡은 후 "인사 단행으로 업무파악이 미비했다"고 시인했다. 

 모 시의원은 "시민들은 첨예한 관심을 가지고 혼란스러워 하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부서에서는 정확한 사업위치와 계획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며 "보다 세밀한 군산시 행정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