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출신 고건 전 국무총리가 16일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군산지역 정치권도 술렁이고 있다.

 다수 시민들은 일단, 정치적 입장이나 관계 여부를 떠나 군산출신으로서 비중있게 인식돼온 고 전 총리가 대선출마를 포기한 것은 사실상 연말 제17대 대선의 관전포인트가 없어진거나 다름없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행정관료로서의 품성을 지닌 고 전총리가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중도 포기선언을 한 것에 대해 대선 후보로서 장고(長考) 끝에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고건 전 총리의 지지모임인 군산우민회 강금식 회장은 “국가의 운명이 걸린 대선레이스를 채 뛰어보지도 못한 채 포기선언을 해 너무 당혹스럽다”며 “행정전문가로서 반드시 대선 필승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길 바랐는데 뜻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고건사랑닷컴 우민회 전라북도지부 이응세 조직국장(군산)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격”이라며 “그동안 우민회 활동에 매진해온 회원들은 오늘 일로 방향타를 상실, 어디로 가야할지 난감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지역정가는 고 전총리의 대선 불출마가 군산지역 정가 흐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이해득실을 따지는 분위기다.

 평소 통합신당을 표방하며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지향해온 강봉균 국회의원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지역정가에서는 강봉균 국회의원이 통합신당을 통해 고건 전 총리와 같은 행보를 갈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고 전총리의 대선 불출마가 향후 강 의원의 정치행보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이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의원이 열린우리당 김근태 당의장과 정치노선을 놓고 갈등을 보인 후 최근 공식 사과한 것 역시 앞으로 당내 입지 변화 등 구구한 정치적 해석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군산지역 민주당원들은 “고건 대안론을 내세우며 엄대우 민주당 도당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와 갈등을 보여온 민주당 전북도 비상대책위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는 한편 상대적으로 군산지역에서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통합신당의 대안주자로 지목돼온 고 전 총리의 출마포기는 민주당 쪽에 불리할게 없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고건 전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앞으로 군산지역 정치지형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나아가 대선레이스에서 고건 맹주 체제가 아닌 타 정당 내지는 타 후보의 반사적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