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출신 고건 전 국무총리가 16일 현실정치의 벽을 이유로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 지지자들은 물론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고 전 총리는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결정하면서’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그동안 저는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누차 말한 바 있다”고 전제한 후 “대선의 해를 여는 새해 첫 달인 지금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하며 깊은 고민끝에 1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1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왔으나,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
의 역량이 너무나 부족함을 통감한다”면서 “저의 활동성과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여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불출마 배경을 내비쳤다.

 특히 고 전 총리는 향후 대선과 관련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에 대해선 “대선과 관련한 일체의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다”며 분명한 입장을 나타냈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고 전 총리의 이번 대선 불출마 선언은 지난 5.31 지방선거 전 30%대를
넘는 지지율이 6개월새 반토막이 나면서 지지율 회복에 고심하던 중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새로운 국면을 맞기 위해 마지막 히든 카드로 꺼내 든 노 대통령과의 갈등 구조마저도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중도하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고 전 총리는 이날 불출마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지지자들의 저지에 가로막혀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