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으로 활동하던 노조 전임자에 대해 겸직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는 최근 ‘부당해고 및 부당 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사건과 관련해 “이현주 전북도의원(전 군산의료원 지부장)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로 인정되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은 위법”이란 판결을 내렸다. 

 이현주 도의원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나순자) 군산의료원 지부장으로 활동하던 중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전라북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이에 군산의료원은 “병원직원과 도의원의 지위가 상충되며 지방자치법상 겸직금지 규정에 위배된다”며 지난해 8월 인사위원회를 통해 이 의원을 해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지방의회의원직 수행은 근로기준법 제10조의 공익직무 수행이라는 점과 지방자치법상 겸직금지 관련 규정은 지방의회의원 겸직에 적용되어서는 안 되는 점, 징계위원회가 아닌 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한 것은 절차 위반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기각했고, 이어 중앙노동위원회도 “휴직이나 겸직을 허용하지 않고 정상적인 근로관계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고한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지방의회의원으로 취임한 것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도의원이 공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10조가 규정하고 있는 점 ▲정관과 인사규정상 제한된 해고사유를 벗어난 해고라는 점 등을 들어 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뒤집었다. 

 결국 지방의료원 노조 전임자가 지방의회의원으로 선출됐을 경우 휴직이나 겸직을 허용하지 않고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헌법에 보장된 정치적 권리와 근로기준법 10조에 보장된 노동자의 공민권을 보장한 정당한 판결”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보건의료노조는 지방자치법과 군산의료원 정관의 겸직금지 관련 조항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