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아니 이건 점점 비싸지는 게 아닌가요?”라면서 화를 내자 프랭클린은 “아 시간은 돈보다 더 귀한 것인데 손님께서 시간을 소비시켰으니 책 값에 시간비를 내야 할 게 아닙니까”라고 대답했다.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스(고대 희랍)의 말에서 시간을 지칭하는 게 두 가지가 있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가 바로 그것이다. 

전자의 영어 의미를 옥스퍼드 사전에는 ‘기계적이고도 단순하며 그저 일상적인 시간’을 말하고 후자는 ‘적당하고도 알맞으며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각각 설명해 놓았다. 

둘의 의미를 신앙적, 철학적 의미로 각각 확대하여 해석해 본다. 

우선 ‘크로노스로서의 시간은 의미 없는 단순한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고, 목마르면 물 마시고, 일련의 시간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참 알찬 시간’을 향해 실천하는 인간이다. 

후자의 ‘카이로스’의 시간은 뭔가를 기획하고 계획하는 시간이다. 어떠한 시간을 만들어 내는 시간으로 영어의 ‘이벤트(event)’에 해당하는 말이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이 역시 ‘참 알찬 시간’이라 말할 수 있겠다. 

사람이란 존재는 시간만 축내는 존재는 아니다. 

무엇인가를 묻고 찾으며 연구하고 생각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과정의 부산물이 역사이며 그래서 역사학자의 말대로 역사는 부단히 변화하고 발전을 거듭하는 것이다. 

요즘 자주 등장하는 외래어가 이벤트이다.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어떠한 의미 있는 일’ ‘의미 있는 특별한 행사’를 지칭하는 단어다. 

구태의연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새로운 일이다. 

일반 축제 행사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생각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쟁에 휘말린 채 국민들 고통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국민을 위한 의미 있는 정치 이벤트를 계획하며 실행하고 우리나라가 G20에 걸맞은 나라가 되기 위하여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데 시간을 할애할 때이다. 

종교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축복이 내려지기를 기도해야 한다. 

참 신앙으로 나라를 맑고 깨끗하게 정화한다는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종말의 예언을 부르짖으며 오히려 타락의 길을 가고 있는 사이비 종교의 부정과 부패의 고리가 사라지고 정직과 정의가 이뤄지는 사회를 위하여 제 목소리를 내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나라의 미래를 등에 짊어지고 진로를 정하는데 3D 업종은 피하고 편한 일자리를 찾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은 다시 한번 생각하며 자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현명한 인생 교훈을 실행하라고 했다.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너의 시간을 알라’는 말은 그것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자신의 공헌도와 효과를 향상시키는 첫 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인생은 짧은 이야기와 같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이가 아니라 값어치라 했다’ 내 자신을 알고 내 시간을 갖는다 는 것은 어쩌면 참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주일 뒤면 다시 한 해가 시작되는 첫날 설 명절을 맞게 된다. 모두가 희망 속에 복된 시간과 삶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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