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인 선수는 남원하늘중학교 1학년 재학 중 수행평가로 사격을 경험했다. 생각보다 너무 잘 맞았다. 자신도 신기해 하고 있는데 사격 코치가 권유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사격 대표팀이 올림픽 전에 ‘금1·은2·동3′을 목표로 내세웠는데, 양지인 금메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언론에 알려졌다. 그 이유를 양지인 선수의 장점으로 들었는데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 성격이다. 특별한 루틴도 없고, 뚜렷한 꿈과 목표도 없다”고 했다.

 인생 좌우명이 “어떻게든 되겠지,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다. 이 말에 빵 터졌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이 말, 양지인 선수의 이런 성격이 실제 사격에도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게 무슨 분석인지는 모르겠지만 “사격 동작도 단순하고 간결하며, 총을 들었을 때 흔들림이 매우 작다”고 했다. 그런 양지인도 이번 경기 뒤 인터뷰에서 “겉으로는 티가 안 난다고 하는데 속으로는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면서 달달 떨었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반효진, 양지인 두 청소년 선수의 이야기 들으면서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진로에 있어서 일단은 하고 싶은 일은 해 보는 게 답인 것 같다. 높은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엄마에게 욱(?)하면서 우승 따면 된다고 소리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표를 세워도 좋다. 어찌됐건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해 볼 만큼 한번 해 보는 일이다. 공부와 운동에 루틴이 있건 없건, 목표가 있어도 없어도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을 꾸준히 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전체 스코어는 생각하지 말고 눈앞의 한 포인트에만 집중합시다.” 신유빈 선수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현정화 선수가 해설하면서 남긴 이 말에 삶의 과정이 담겨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면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 내 삶을 살아내는 과정이다. 그렇게 살다가 이길 수도 있지만 신유빈 선수처럼 동메달 결정전에서 질 수도 있다. 지고 나서도 좌절하며 절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환하게 웃으면서 상대 선수인 ‘하야타’에게 다가가 포옹하고 축하 인사를 하는 신유빈. “상대 선수가 열심히 노력하고 간절하게 경기한 선수였다면서 존중해 주고 자신도 더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 말을 듣는데 메달을 딴 것 이상의 감동이 있었다.

 매일 하는 일이 청소년활동이어서인지는 모르겠다만 이번 올림픽에서 나에게 깨달음을 준 선수 대부분은 청소년이었다. 이겨도 져도 재기발랄 밝고 환한 그들의 얼굴이 왜 이렇게 행복함이 넘치는지. 너무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했고, 그 순간을 즐겼다는 방증이겠다.

 우리네 삶이 이래야 하지 않을까?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 목적 한 만큼 잘 되도 좋고, 최선을 다했지만 목적까지는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목적이 없을 수도 있다. 노력하며 삶을 살아 낸 그 만큼의 성과를 받아 들이며 나와 타자를 응원하며 만족할 수 있는 그 힘이 중요해 보인다. 매 순간을 또 뚜벅뚜벅 걸어가면 살아 가는 일이다. 우리네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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