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같은 기적적인 작전을 지휘하고 또한 석 선장을 수술한 인물이 바로 이국종 외과 의사였던 것인데 어린 시절에 고단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이 교수의 아버지는 6.25 전쟁에서 한쪽 눈을 잃었고 팔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어서 집안이 너무나 빈곤했고 아이들이 이국종 어린이를 병신의 아들이라고 흉을 보는 까닭에 밖으로 나가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던 것이다. 

 그 같은 어려움 가운데 이국종 어린이가 축농증에 걸려서 병원을 찾아갔으나 병원마다 상이군인의 아들이라고 하면서 제대로 치료를 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실망한 이국종 어린이가 마지막 병원을 찾아갔는데 그 병원의 의사는 이학산이라는 분으로 정성껏 치료해 주었으며 아버지가 전쟁에서 상처를 당한 일이 국가를 위한 귀한 일이라고 하며 너는 장차 귀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격려하며 병원에 갈 때마다 용돈을 주기까지 했다. 

 이학산 의사의 따듯한 격려는 가난하고 아픔을 지닌 어린 이국종의 마음에 자신도 좋은 의사가 되어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는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했던 것이다. 그 어린 이국종의 꿈은 그대로 이루어졌고 그는 아주대 병원의 응급실에서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사연을 접하면서 먼저 우리 자신과 주변에서 말로 인하여 일어나고 있는 언어생활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에 우리 사회에는 남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들의 일생 동안 잊혀 지지 않는 상처를 주는 말을 아무런 부담 없이 함부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게 된다. 우리는 혀 밑에 칼이 숨어 있다는 옛날 속담에서 보듯이 옛날부터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서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말이 빈번하게 쓰여 지고 있는 것을 통감하게 된다.  

 바로 여기서 우리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언어의 가치와 기능을 점검해야 할 과제를 만나게 된다. 우리는 가장 가깝게는 같은 가족들로부터 만남이 이루지는 모든 관계와 장소에서 말로서 서로 소통하고 있다. 이 같은 현장에서 우리가 하는 말은 우리들의 인격과 가치관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여기서 따듯한 격려의 말 한 마디는 귀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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