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에서 가장 큰 축제인 군산시간여행축제가 별다른 사고 없이 많은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줬다.

 이러한 대표 축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인가, 어떻게 공간을 구성할 것인가, 어떤 사람들과 연계할 것인가 등의 수많은 선택지를 두고 치열하게 토론한다. 그 결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지역민, 청년, 비영리 단체들의 수없이 많은 논의의 시간이 축적되어 한바탕 축제가 진행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겪더라도 누군가, 어떤 그룹은 배제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선택과 집중 논리는 늘 적용되고 있다. 지난 8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후폭풍으로 새만금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한 상황에서 치러지고 있는 국토부 국정감사는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 논리에 의해 전라북도는 배제되고 있다. 민주당 당 지도부가 나서 대응하겠다고 호언장담한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전북이 배제되면서 선택된 양평고속도로 논란이 모든 새만금 관련 현안을 잠식했다. 그간 진행한 지역 정치인들의 릴레이 삭발과 단식투쟁은 외로운 전북이라는 섬에서의 하나의 절규에 불과한 것이 되었다.

 개인 차원에서의 선택과 집중도 분명 존재한다. 무슨 일을 할 때 자기 자신에게 얼마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면밀하게 톺아보고 결정한다. 어제의 동료, 동지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동료, 동지가 될 것이라는 의식은 점차 희미해져 간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의 시간은 과거의 시간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세대 차이를 드러내던 삶의 패턴도 과거 30년에서 지금은 10년 이내로 바짝 좁혀지고 있다. 

 이처럼 선택과 집중이라는 논리를 누군가 특정 지역이나 구성원을 배제하기 위한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언가를 선택하는 위치에 있는 결정권자들은 늘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선택과 집중은 결국 구성원 간, 기관, 단체 간 어떻게 관계를 맺고 유지되고 있는 가에서 정점을 찍고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주제를 바탕으로 논의하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지금 그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선택받았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 그 테이블에 앉지 못한 다른 층위에 구성원이나 기관, 단체들은 없는지 살펴보고, 그들을 불러 모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수없이 파편화된 정체성의 결정체들로 구성된 나노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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