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곧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가장 작은 행동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업이 지역에 있다는 것은 축복할 만 한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그 가치가 철저히 무시당하곤 한다.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살려내는 행위를 할 때면 철저히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죽여야 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잘 모아내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공간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간은 행정의 시선으로 규격화된 몇 평, 몇 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숨을 쉴 수 있는 그런 따뜻한 터전으로서 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누구나 그 공간에 들어서면 환하게 웃을 수 있고, 늘 환대해주는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그런 일종의 집 말이다. 

 필자는 그 집을 Home이라 부른다. Home은 어느 동에 있는지,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인지, 몇 평인지 중요하지 않다. 지치고 힘든 일상을 보내고 돌아갈 우리들만의 공간이니까.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풍성하게 존재하는 Home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물질적인 풍요가 가득한 House를 갈망한다. 곧 ‘우리 집은 어느 동에 있는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야.’ 이렇게 House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항상 부족함을 느끼며 더 채워내기 바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House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일이든 서슴지 않는다.

 반면에 가치 지향적인 기업이나 단체, 활동가는 저마다의 Home을 지향한다. 자신이 곧 누군가의 Home이 되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늘 따뜻한 공간에서 사람들을 환대하던 하나의 존재를 잃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남은 가치 있는 존재들을 지켜낼 것인가. 또 새로운 의미는 어떻게 생성할 것인가. 이제는 우리가 답할 차례이다. 나는, 우리는, 지역은 또 다른 나, 우리, 지역민들에게 House가 되어 줄 것인지, Home이 되어 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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