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군산이 소멸된다?2022-05-20 14:11:54
호원대학교 명예교수 최산호
지난 5월9일자 군산미래신문 1면 기사를 본 사람들은 나처럼 목을 갸우뚱했거나 경악하거나 했을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 발표에 의하면 30년 내 전국 229개 시·군·구 중 42%인 84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군산이 2022년 3월기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는 보도 때문이다. 평생을 군산 땅의 기운을 받아 뼈와 살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기른 내 고향이 소멸위험지역이 되었다는 사실에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하는 원통과 분통이 터진다.
군산은 호남 서해안의 주요 양대 항구로서 도내에서 가장 먼저 시(市)가 되었던 역사와 전통이 있는 도시이다. 1914년 치정 5주년 기념 조선물산공진회에서 간행한 '군산안내'를 보면 군산은 전국 12부 중 상업항구도시로서의 기능이 대단해, 총수출량으로는 부산 다음으로 전국 2위를 기록했고 총수입량으로는 전국 4위를 기록했다고 기록돼 있다.
군산은 오랜 세월 전통을 유지해 오다가 1980년대 중반 280,000명 선을 넘고 1990년 즈음에 절정을 찍은 이후 감소하다가 2010년 즈음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드디어 2015년에는 280,000명 선을 돌파하며 예전 전성기 시절 인구를 거의 회복했다.
이후 군산국가산단과 군산2국가산단에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속속 들어선 영향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2017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멈췄고 이듬해 한국GM 군산공장마저 폐쇄되며 제조업 취업자수가 26.3% 줄은 것이 인구감소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8년부터는 무서운 속도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2020년 1월 기준으로 270,000명 선이 붕괴됐으며, 2022년 4월 현재 인구는 264,358명이다. 올 들어 946명이 감소해 월평균 236명씩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25만명 대로 추락할 것이 자명해진다. 인구감소는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재앙이다. 일본에서는 병원이나 시장 같은 생활 편의시설이 주변에 없어 일상 생활이 어려운 지역을 일컫는 '생활사막'이라는 말이 보편화됐다. 이 때문에 고령화와 지역 식료품 점포 감소로 식품구입에 불편을 겪는 이른바 '쇼핑 난민'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군산 경제가 특별히 좋아지지 않는 이상 인구가 꾸준히 감소할 것이 예측되어 모든 군산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도시의 쇠퇴는 성장을 멈추는 그때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전북 지자체들은 대부분 성장을 멈추어 이미 쇠퇴의 길에 들어섰고 이제 소멸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어 공포가 만만치 않다. 인구절벽 문제는 앞으로 교육을 비롯해 부동산, 주택, 경제, 산업 등 전북도와 군산시 전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구소멸 위험군에 들어간 전국 지자체들은 저마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 귀농·귀촌 정책이나 각종 복지정책과 문화시설 확충, 관광 인프라 사업 등을 통해서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사람 모시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전북도는 일찍이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행복한 전북’을 비전으로 저출산과 청년·일자리, 중장년·고령화 분야, 농촌활력, 다문화, 도시재생?활력 등 6개 분야와 청년의 미래를 위협하는 인생 전반의 문제들을 분석해 청년 일자리, 미래산업, 결혼, 주거, 임신, 출생, 육아, 청소년, 교육, 경력 단절 여성, 건강한 노후까지 생애주기별 추진계획과 출생아 증대, 인구유출 방지, 인구유입 확대 추진계획으로 마련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했지만 급격한 감소세를 막진 못했다.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현재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이미 ‘지방교육 소멸’ 위협이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각종 지표들이 생산가능인구 소멸, 학교와 교실의 붕괴를 넘어 이제는 아예 지방소멸, 인간공동체 소멸에까지 이를 것으로 경고하고 있으나 우리 군산시는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과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물쭈물하다가는 ‘냄비 속 미꾸라지’처럼 죽게 될 수도 있다.
군산시가 재활을 위한 몸풀기를 위해서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특성을 이해해야만 맞춤식 재활대책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라도 군산의 제반 특성을 기초로 전문가를 모아 인구 추계 모니터링을 위한 예측 모형을 설계하고 시나리오별 인구 변화를 예측한 뒤 실천 가능한 인구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전북 각 지자체들이 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왜 소멸위험지역으로 진입했는지 원인분석과 함께 새로운 실질적 대책을 수립해 실천할 때이다. 전북과 군산의 지속가능성은 인구 증가를 위한 정책과 실행만이 대안이다.
특히 군산의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이 앞장서 비상한 각오로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 등 다양한 인구 활력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국회의원과 시장은 한시도 군산에 머물려 하지 말고 정부나 국회 복도에서 쪽잠을 자는 각오를 가지고 기업유치와 일자리 확충, 인구 유입을 위해 자신을 바치려는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전북과 군산의 인구감소를 종식 시키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윤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한 군산-새만금 스마트수변도시-김제-부안을 묶어 새만금 메가시티로 통합 조정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으로 고려된다.
특히 새만금개발청이 2.5만명 자족도시로 추진 중인 스마트 수변도시를 계획된 마스터플랜 대로 조속히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만금항과 더불어 새만금에 인구를 유입하는 자족 기능을 가진 도시로 조성하면 새만금 내부개발을 본격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므로 이에 따른 전북과 군산의 인구증가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 트라이포트(Tri-port, 철도·공항·항만)사업, 그리고 군산과 수변도시 간 연계를 강화하고 메가시티 공약의 성공사례가 될 수 있도록 모두 나서서 치열하게 연구하고 리포트를 만들어 정부를 설득하고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전주를 거점으로 삼으면서 도내 각 지역의 생활경제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경제 사회 문화의 측면에서 서로를 지탱하는 유기적 집적체 구축을 지향하는 새로운 방향 설정도 요구된다.
실무능력이 있는 전문가 위원들로 하여금 수시로 미래변화 예측을 하게 해 피드백을 통해 시민들에게 ‘사이렌’을 울려 경고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군산시는 ‘소멸위험지역탈피 대책전략기구’를 설치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전략을 수립 시민과 함께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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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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