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해보자? 추억이니까!” 부모의 추임새에 이끌려 ’달고나‘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경암동 철길마을에선 흔히 볼 수 있다. 어릴 적 소소한 추억이 체험으로 전수되는 풍경이다. 이렇게 수월하게 보는 우리만의 ’달고나‘가 K-드라마 <오징어게임> 덕분에, 저 멀리 파리에서도 인기라니 가슴 벅차다.
뭉클한 일은 또 있다. 코로나19에도 외국인 유학생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소식이다. 정부의 유학생 지원 정책도 있었지만, 봉준호 감독과 방탄소년단 같은 K-콘텐츠 전사들이 불러온 한류 때문이란 분석이 대세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오징어 게임> 열풍으로 유학생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 1,000명 이상의 대학이 서른 개를 넘어섰다고 한다. 대전의 모 대학 앞에는 유학생을 위한 환전소까지 있는 실정이다. 이 정도라면, 대학 재정의 기여를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에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대학과 지역사회 사이를 선순환하는 유학생 유치의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군산의 상황은 어떠한가? 타 지역이 유학생 유치에 쏟은 열정에 비해, 팬데믹에 기대어 몸을 사리지는 않았는가? 냉정한 진단을 통해 열정을 되살릴 골든타임은 언제일까? 현재, 대부분의 대학들은 정원 미달에 따른 생존 방안으로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생존을 위한 유학생 유치의 오징어 게임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대학만이 아니다. 유례없는 저출산에 소도시도 위태롭다. 그래서 유학생 유치를 대학 생존 방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방 소멸의 대응책과 연계하자. 유학생들이 한 번쯤 배우면서 살고픈 매력덩어리 군산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냉철한 분석을 통해 지자체와 기업들은 군산만의 문화적 빛깔과 경제적 인프라를 갖추는데 열정을 다하고, 대학은 유학까지 와서 전수받고픈 교육콘텐츠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이런 방향으로 유학생 유치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면, 군산의 미래는 달콤해질 것이다.
그런데 대학이 남다른 교육콘텐츠를 창출하더라도, 군산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는 존재한다. 이 지점에서 메타버스(Metaverse)를 대학에 접목한 메타버시티(Metaversity)는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메타버시티’는 지역과 국경을 넘어 유학생 유치의 미래형 대학으로 진화될 수 있다. 개별 대학보다 지역대학들이 연합한 ‘메타버스 KS캠퍼스(가칭)’라는 가상의 공유대학으로 진화의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냉정을 찾아야 한다. 무작정 유학생 유치에만 열을 올리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선순환하는 유학생 유치의 생태계는 유학을 온 이들을 위한 취업 그리고 정주(定住) 여건과 이민 등을 지원하는 인프라도 갖추어야 온전히 구현된다. 정원 채우기의 수단으로만 유학생 유치에 매달리면, 유학을 와서 실망한 이들의 부메랑으로 대학의 미래는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도 “한번 해보자? 대안이니까!”. ‘달고나’를 체험하는 유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경암동 철길마을을 가득 채우는 풍경을 위해, 냉정한 머리와 열정적 가슴으로 함께 뛰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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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