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출산장려에서 ‘사람 중심’ 정책으로2021-03-15 11:15:40
서경찬 군산시 자치행정국장
언젠지 기억이 희미하지만 아마도 서울 출장길이었던 것 같다.
우연히 탄 지하철 공익광고가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경로 우대석’이 훗날 ‘어린이 우대석’으로 바뀌어 어린이가 앉아 있고, 일반석에는 모두 노인들이 앉아 있는 광고였다.
지금은 감히 상상 할 수 없는 그 광고를 보면서 우리 군산의 인구정책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요즈음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비단 우리 군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국가적인 과제이다.
군산시의 인구관련 지표 중 지방소멸지수(0.57, 주의)와 출산율(0.97명)을 보면 군산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앞선다.
주변의 젊은 사람들은 ‘결혼·출산=인생 포기’, 아이 키우기 힘든 여건, 인구 고령화 등 사회 전반에 다양하게 얽힌 현실 속에서 무거운 근심을 토로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파이어족, 비혼주의, 딩크족, 딩펫족 이라는 새로운 세대 경향을 보여주는 신조어를 보노라면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 마저 든다.
예전에는 상상 조차 못했던 생각들이 우리 주변에서, 사랑하는 자녀들 사이의 뇌리를 붙잡고 있으니 참으로 가슴 찡한 일이다.
저출산이 사회문제로 급격히 부상하다보니 정부는 ‘2021~2025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범국가적 차원에서 출산을 장려하고 나섰다.
정책 방향 역시 단순 출산장려에서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가능 사회’로 기조를 변경하는 등 출산이 곧 개인과 가정의 행복이자, 국가 발전의 기초체력임을 알리고 있다.
개인의 삶의 질 향상, 성 평등과 공정한 사회, 인구변화 대응과 생애 주기별 지원으로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를 추구하여 저출산에 대응하고, 피할 수 없게 된 고령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신중년과 고령자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 군산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지엠 폐쇄 등의 악재로 인하여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갈수록 청년인구도 줄어드는 처지에 놓여 있다.
다행히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군산 특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발전전략을 모색하고 다방면으로 고민한 결과 ‘시민이 함께하는 자립도시 군산’이란 비전속에서 가시적 성과가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기존 대기업 중심의 산업단지에 미래 유망한 강소기업이 관심을 갖는 등 산업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
또한, 최근 군산형 상생 일자리 공모사업 선정으로 군산이 전기자동차 중심지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향후 일자리 1,700여개가 늘어나고 3만7천여명의 취업유발효과와 함께 한동안 지속돼온 인구유출이 멈추고 인구유입으로의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군산시는 이러한 지역의 변화와 정부정책을 반영하여 ‘2021년 군산시 인구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수요자 중심의 시책을 발굴하여 5대 분야 39개 과제를 선정한데 이어 인구 정책에 대한 인식개선사업과 그간 군산시 인구정책 평가를 위한 시민토론회 및 정책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는 등 인구를 늘리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흔히들, 인구 감소는 이제 국가에서도 뾰족한 묘안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렇다고 국가와 지자체 행정, 시민 모두가 손을 놓고 있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노력이 반드시 100%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100%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력기업 침체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군산이 설상가상의 이중고에 놓여있긴 하지만, 어려울수록 공직자를 비롯한 군산시민 모두가 우리 고향 군산에 대한 애향심과 애정을 듬뿍 가져본다면 인구감소는 물론 지금의 여러 어려움 역시 반드시 지나가리라 확신한다.
하루 아침에 인구를 늘릴 수는 없지만, 우리 모두 내고장 군산이 살기 좋고, 내 가족들의 쾌적한 사회적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순간이 곧 군산 발전의 새로운 밀알이 싹트는 소중한 시점일 아닐까.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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