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시론] ‘존해파평’尊海波平, 그 행복의 길2021-03-08 08:50:53
이소암 시인, 군산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 전담교수
누군가가 진중하게,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라고 답하겠다. 다시 그 누군가가 ‘지금, 행복한가’라고 묻는다면 ‘절반은 그렇다’고 하겠다. 아직 채워야 할 행복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 거라고 믿는 까닭이다.
그렇다. 어떤 이는 부의 축적이 채워야 할 행복이라 믿고 살 것이고, 어떤 이는 명예의 위상이 곧 행복이라 믿고 살 것이며, 어떤 이는 사랑이 최고의 가치이자 행복이라 여기며 사는 이도 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보이지 않는 길을 찾으며 행복을 찾는 종교인도 있을 것이고 예술인 등도 있을 것이다. 결국 추구하는 바는 각각 다르나 나름대로는 그 ‘행복’을 좇아 살아가리라.
하지만 누구든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에 있어서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행복이나 만족을 위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짓밟거나 희생시켜 얻은 자신만의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죄악과 다름없다.
최근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간의 다툼은 물론 폭력,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뉴스가 자주 등장한다. 위아래층 이웃 관계가 대부분인 이들이, 층간소음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어 서로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이것은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층간소음 갈등이 1년이 지나면 그때부터는 소음은 중요하지 않고 감정이 80%를 차지한다.”고 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보복용 도구로써 ‘층간소음 스피커’가 등장하고, 냄새 보복용으로 담배, 모기향, 소독약 등 물품들이 팔려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책은 서로에게 악감정만 누적시킬 뿐 근원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강화와 감독,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건설사의 노력, 공동주택 관리규약의 전문적인 세분화 등이 급선무이다.
그러나 정부나 건설사나 관리사무소의 노력들보다 우선시해야 할 것이 있다.
'존해파평’尊海波平이다. 바다도 존중해주면 물결이 평온해진다는 의미인 이 말의 속뜻을 되새겨보는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자신보다 누구를 먼저 존중해 준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많이 존중했는가.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곧 이사철이다. 현대인의 주 공동주택인 아파트로 이사한다면 위층, 아래층 이웃 찾아 뵙는 일을 먼저 고려했음 한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는 ‘층간소음 발생하거든, 전화나 방문을 부탁드린다. 바로 시정하겠다’ 라고 덧붙인다면 이웃의 표정에 파고波高는 일지 않을 것이다 .
아직 채워야 할 행복이 있다는 것은 분명 살아 있음을 의미한다. 제대로 살아가는 법, 살아내는 법, 그것은 곧 상대를 존중해 줌으로써 나 또한 존중받는 일이다. 숨어 있는 행복을 찾아가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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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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