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대추 한 알 저절로 붉어지나2020-12-07 09:23:29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생각을 해보지만 그저 우리 교육현실에 한숨이 나오기만 한다. 수험생 모두를 끌어안고 수고했다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문득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다. 3년을 같이 공부한 친구들도 낯설게 느껴지고 부모님과 선생님도 나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다. 태어나는 순간 이미 공동체 속에 던져지는 존재이다. 수험생들이 자신을 알고 주체성을 확립하는 것도 다른 사람과 만나고 관계하면서 생기게 된다. 때로는 서로 다르다는 것 때문에 갈등하는 과정을 거칠 때도 있다.
그렇지만 갈등을 외면하거나 무시하면 참다운 나를 찾을 수가 없다. 인간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은 타인과의 대립 속에서 차이를 인정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실현될 수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으로 살아온 많은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만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소통하는 사람으로 성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란 시(詩)가 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굴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빨갛게 여문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지지 않는다. 그 안에는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이 담겨 있다.
그렇듯 성인의 문턱에 들어선 수험생들에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다가올 것이다. 그렇기에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헤어나기 어려웠던 문제가 자신을 성장시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듯이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학창 시절 꿈꾸어 왔던 것, 노력했던 것, 사랑했던 것, 그 속에 수험생들의 학교생활이 지식축적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그것을 바탕으로 또 다른 도전을 해야 할 것이다.
부모님의 헌신적 사랑도 잊어서는 안 된다.
각자의 꿈과 열정이 부족할지는 몰라도 시간은 언제나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이제 수험생 모두에게는 보물섬 같은 하루하루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도 보물섬이었는지도 모른다.
얼마 남지 않은 고등학교 학창시절 교정 곳곳에 스며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것, 놓치고 보지 못한 것에 눈길을 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언제나 변함없이 뒷바라지를 해준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깊은 사랑의 마음으로 한 번 안아주면 좋을 듯싶다.
더 큰 세상, 더 넓은 세상에 나가기 전에 한 번 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수험 준비에 수능시험 치르느라 고생이 많았다.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질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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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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