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2017-10-23 11:28:13
오현 수필가
국민 대다수가 여전히 가장 개혁이 필요한 대상으로 정치를 꼽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 전체의 고해성사로 들린다.
저마다 각자의 본분에 걸맞은 역할과 정체성을 가질 때 건강한 공동체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각 부문이 제 역할을 다하고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정치의 영역이자 몫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제 스스로의 앞가림도 못하는 게 우리 정치의 맨 얼굴이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 그러나 최근 단기간에 고속 성장을 하는 동안 누적되어온 폐해가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이혼율, 자살률, 교통사고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부정적 기록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성장의 그늘이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행복지수는 30여 개 회원국 가운데 25위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충격적인 소식은 바로 어린이 삶의 만족도에 대한 조사 결과다. 2014년 기준으로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아동종합 실태 조사 결과 우리나라 아동은 주관적으로 평가한 삶의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국가 가운데 하위권으로 나타났으며 취미활동이나 친구와의 교류 등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아동의 결핍지수는 54.8%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아이들이 아이다움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십시오” “어린이를 가까이 하시어 자주 이야기하여 주십시오” “산보나 소풍 같은 것은 가끔 가끔 시켜주십시오”
이 말은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께서 처음 어린이날을 만들고 기념행사를 열 때 당시 어른들에게 당부한 내용 중 일부이다.
곱씹어 생각할수록 어린이에 대한 존중과 참된 애정이 느껴지는 좋은 글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은 살아 있는 생명과 공감하는 신비로운 힘을 갖고 있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말고 쳐다보라는 방정환 선생님의 부탁은 지금도 마음에 새겨야 한다. 특히 자녀를 기르는 부모나 교사는 더욱 명심해야 한다.
무릎을 꿇고 아이와 눈을 마주칠 때만이 진정한 대화가 가능한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 ‘G 플로배드’는 물오리가 날 적부터 헤엄을 치듯이 어린이들은 나면서부터 착한 일을 할 수 있는 천성을 지니고 있다. 어린이들이 하는 일에 일일이 간섭한다는 것은 오리의 헤엄을 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어린이가 불행한 나라의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어린이들의 아이다움과 행복을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와 정치의 책무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와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꿈꾸고 있는 군산시의 ‘어린이 행복도시’가 유네스코 아동친화 도시로 선정되기까지 전담부서인 ‘어린이행복과’의 어린이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기획과 행정력이 있었다.
어느덧 두 해가 지났다.
‘어린이 쉴 권리’ 확보를 위한 어린이 공연장, 야외수영장, 안전체험관, 새만금 어린이랜드, 모험놀이터, 청암산 꼬마숲 놀이터, 어린이 권리광장 등 어린이가 만족하고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군산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어린이 행복도시가 모델이 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그래서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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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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