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유산2016-12-16 14:00:06
이효순 군산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
영화 “로렌조 오일”은 원인과 치료를 알 수 없는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라는 희귀한 불치병에 걸린 다섯 살 아들 로렌조를 고치기 위한 부모의 눈물겨운 투쟁을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오돈 부부는 천신만고의 노력으로 의사보다 더 뛰어난 연구 결과 끝에 로렌조 오일을 만들게 되고 병을 완화시키는데 공헌을 한다. 이 년 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로렌조는 서른 살까지 살다 갔다고 한다.
부모의 사랑과 헌신적인 보살핌이 기적을 탄생시킨 것이다. 보통의 부모와는 다른 방식으로 아들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부신백질이영양증에 걸린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요즘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로 나라가 들썩 들썩한 시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유산으로 남겨주어야 할지 고민해본다.
지금은 만 19세가 되면 누구나 선거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참정권을 누구나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인류 역사상 100년도 채 되지 않는다. 미국도 1920년 전까지는 여성에게 선거권이 없었다.
유럽도 중세까지는 참정권이 없었다가 산업화를 통해 자본가들이 등장하면서 그들에게 먼저 선거권이 주어졌다. 정치선진국인 영국도 19세기 초까지 일정규모 이상의 땅을 소유한 사람에게 선거권을 주었다.
지금은 돈이 많은 사람만 선거권을 준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불과 100여 년 전에는 그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프랑스에서는 올랭프 드 구주 여성운동가가 여성들에게도 참정권을 부여하라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주장을 한다. 여성인권선언문이 발표되자 자신의 성별에 적합한 덕성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는 단죄로 단두대에서 처형당하면서 한 유명한 말이 ”여성이 단두대에 오를 권리가 있다면, 의정단상 위에도 오를 권리가 있다“이었다.
이후 프랑스는 150년이 넘은 1944년에서야 법률상 여성의 참정권이 보장되었다.
이렇게 성인이 되면 당연히 갖게 되는 참정권도 알고 보면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 아주 긴 시간에 걸쳐 조금씩 회복되었다. 어렵고 힘들게 얻은 만큼 소중하게 행사해야 하는데 우리는 어떤가? “나 하나쯤이야, 나의 한 표가 무슨 당락을 좌우하겠어?”하며 선거 날 놀러 가거나 투표를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이 모이면 한 표가 아니라 열 표, 백 표, 천표가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생각과 신념이 담긴 소박한 한 표는 작고 티도 나지 않지만 이런 한 표, 한 표가 모이면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나의 목소리와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투표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택으로 어떤 사람이 대표자가 되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이 좌우되기 때문에 참으로 한 표가 중요하다. 바이런은 “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는 일천년도 부족하지만, 그것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단 한 시간으로도 족하다”고 했다.
국가가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지 사람이 국가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듯이 자라나는 아이들이에게는 행복한 대한민국에서 살게 해 주고 싶다.
오돈 부부의 로렌조 오일처럼 혹은 부모답게, 정치인답게, 학생답게 제각기 위치에서 임무에 충실하면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은 잘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기적을 국민의 손으로 만들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우리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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